美 10년물 국채금리 5% 돌파, 코스피·코스닥 2400선, 770선 붕괴 추가 긴축 경계심,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11월 FOMC 전까지 불확실성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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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긴축 경계심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국내 증시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긴축 시사 발언에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2007년 7월 이후 처음으로 5% 돌파했다. 이 여파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2400선, 770선 아래로 무너지며 크게 요동쳤다.증권가에선 금리와 전쟁 노이즈가 완화되기 전까지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증시 향방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3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24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전일 대비 40.80포인트(1.69%) 하락한 2375에 마감했다.코스닥지수도 14.79포인트(1.89%) 하락한 769.25로 마감하며 770선을 내줬다. 이달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지수의 하락률은 각각 3.65%, 8.53%에 달한다.국내증시가 약세를 보인 건 간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돌파하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10년물 금리는 장중 5.001%까지 상승했다.미 국채 금리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 기조에 힘을 싣는 발언 이후 상승했다.파월 의장은 뉴욕 이코노믹 클럽 간담회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다"며 "최근 몇 달간의 좋은 수치는 인플레이션이 우리 목표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신뢰를 구축하는 일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지정학적 리스크도 미 국채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1000억원 규모의 긴급 예산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채 발행량이 늘면 미국 국채 금리가 더 뛸 수 있다는 전망이다.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금리 상승 지속에 제롬 파월 발언까지 부담이 가중되며 2400선이 붕괴됐다"며 "실제 파월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매파적 발언이 긴축 장기화 우려 심리를 악화해 미국 10년물 금리는 장중 5% 돌파했다"고 분석했다.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이 1000억 달러 규모 긴급 추가 지원 예산을 연방 의회에 요청하면서 재정적자 부담 가중에 금리 우려가 지속됐다"고 밝혔다.증권가에선 11월 FOMC 이전까지는 글로벌 불확실성과 증시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현재 시장에서는 11월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약 97%로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은 미 연준의 11월 FOMC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시사했다.다만 FOMC에서 나올 긴축과 완화 사이, 즉 메시지의 방향성에 따라 분위기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1월 FOMC 전까지 미 국채 입찰 부담과 함께 연준의 추가 긴축 경계심 등에 미국 채권시장 약세 흐름이 국내 금리 안정을 제한할 수 있겠다"며 "약세 재료에 민감해진 상황에서 원화채권 듀레이션의 점진적인 확대 전략을 추천한다"고 밝혔다.최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바닥을 다지기 위해 금리와 전쟁 노이즈가 완화돼야 한다"며 "전쟁은 유가에 주는 영향이 커 금리 상승 성격이 강하지만 불확실성 완화 시점을 논하기 어렵다. FOMC와 10월 고용지표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9월 고용이 예상보다 강했지만 과대계상 가능성으로 10월 지표가 변동성 완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그러면서 "반도체는 업황 개선 기대를 바탕으로 차별적인 수급이 유입되고 있고, 가치주는 과도한 금리 부담이 완화된다면 연말 배당 수요가 버팀목이 될 수 있다"며 "변동성이 정점을 통과하는 구간에서 반도체와 가치주의 아웃퍼폼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증시 상승을 내년 2분기로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의 상승은 물가 안정이 확인되고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까지 지나고 난 내년 2분기쯤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많은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과 고금리의 장기화를 두려워하나, 내년 발생할 일은 의외로 디스인플레이션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이어 그는 "통화완화, 공급망 차질, 지정학적 갈등, 재정지출 확대라는 코로나 이후 지금까지의 모든 물가 상승 요인이 실로 오랜만에 반대로 작용하는 해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