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글로벌 점유율 3%…해외 경쟁당국 동의 필요없어소속 얼라이언스 동의 구해야강석훈 회장 “적합한 회사 없으면 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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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MM 매각이 해운 얼라이언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변수로 꼽힌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내달 23일 HMM 매각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본입찰 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연내 주식매매계약까지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HMM 인수 후보인 하림그룹과 LX그룹, 동원그룹은 지난달 6일부터 HMM 실사 작업을 진행 중이며 각 사마다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인수에 필요한 자금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본입찰까지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HMM의 자산 규모는 26조원인 반면 하림은 17조원, LX 11조원, 동원 9조원에 불과해 인수를 성공하더라도 동반 부실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HMM은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8위의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점유율은 3% 수준으로 글로벌 1위 해운업체 머스크의 시장점유율(17%)에 비하면 극히 낮다. 

    낮은 시장 점유율로 인해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과정은 생략된다. 

    다만 M&A를 완성시키려면 HMM이 속한 해운 얼라이언스인 ‘디 얼라이언스’ 동의가 필요할 수 있다. 디얼라이언스는 HMM을 비롯해 독일 하팍로이드,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 대만 양밍해운 등 총 4곳으로 구성된 전략적 해운 얼라이언스다. 

    이 과정에서 같은 얼라이언스 소속 선사가 반대할 경우 HMM으로서는 탈퇴를 감수해야하는 상황이 된다. 

    선사들은 해운 운임 수준을 유지하고 선사간 협력으로 선복 공유하거나 신규항로 개설, 신조선박 공동발주, 해운항만 시설 공동 계약, 컨테이너 장비 공동 사용 등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자산 운용의 효율성도 제고할 수 있기 때문에 얼라이언스의 힘이 크게 미친다.

    한종길 성결대 글로벌물류학부 교수는 “얼라이언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맹의 안정성”이라며 “과거 한진해운 파산 사태 당시 한진과 같은 얼라이언스였던 선사들이 큰 손해를 봤다. HMM의 주인이 바뀌더라도 지속적인 경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받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적합한 회사가 없다고 판단되면 유찰시키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느냐”며 “인수기업에 대한 대출 지원은 전혀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HMM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HMM의 인수에 적합한 회사가 나오지 않을 경우 상황에 따라 추후 매각 과정에서 다른 대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