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약환급률 100% 이하로… 사실상 판매 중단월납 보험료 급감대체 상품 없어 연말 실적하락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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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생명보험사 보장성 보험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에 제동을 걸면서 실적 악화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건강·연금보험 등 여러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단기납 종신을 대체할 뚜렷한 상품이 없어 매출이 곤두박질친 것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생보사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 매출은 월납 보험료 기준 23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 613억원의 38.8% 수준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주요 대형 GA의 매출도 크게 하락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8월에 단기납 종신보험을 중심으로 15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매출이 9월에는 4억9000만원에 그쳤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GA 중 가장 많은 2만1000여명의 설계사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2위 지에이코리아의 9월 생보 매출은 17억9300만원으로 8월(60억5000만원)보다 대폭 줄었다. 지에이코리아가 1억원 이상 매출을 거둔 생보사는 8월 10개사에서 9월 6개사로 감소했다.

    이밖에 ▲인카금융서비스 15억9000만원 ▲글로벌금융판매 17억원 ▲메가 9억4000만원 ▲KGA에셋 8억3000만원 ▲굿리치 7억4000만원 등 생보 상품 매출이 대폭 줄었다. 반면 손보사 상품 매출은 크게 줄지 않았다.

    이는 단기납 종신보험의 중단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기존 종신보의 보험료 납입기간을 5년 또는 7년으로 설계한 상품으로, 15~20년에 이르던 기존 보험들의 납입기간을 줄이는 대신 높은 보험료 및 만기 환급률을 책정한 것이 특징이다.

    당초 이 보험은 올해 도입된 새 회계기준(IFRS17)에 따라 순익에 직결되는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항목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5~7년 납부후 해약환급률을 많게는 117%까지 제시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 설계사들에게 월납 보험료의 10배가 넘는 상품판매 수수료 및 성과수당을 제시하는 등 과열 양상도 보였다.

    하지만 단일 상품 판매가 급증하자 금융당국의 우려도 커졌다. 보장성 보험임에도 높은 환급률을 강조하는 등 저축성 보험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이유로 지난 9월부터 해약환급률을 100% 이하로 책정하도록 했다. 사실상 판매를 중단하라는 주문이었다.

    이후 생보사들은 다양한 종신보험 및 건강·연금보험 등을 내놓고 있지만 이를 대체할만큼 뚜렷한 실적을 내는 상품이 아직 없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판매의 절대량을 차지하는 상품을 갑자기 중단하면서 이를 대응할만한 마땅히 수단이 없다"면서 "고금리 지속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투자손익까지 좋지 않아 올 연말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