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내년 신제품 B100에 탑재… 올 대세 'HBM3' 대체내년 D램 시장 전체 매출 18% 차지… 가격 상승 견인할 듯삼성, 패키징 CAPA 2배 증설… SK하이닉스 "내년 생산분 완판" 즐거운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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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D램 시장에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HBM3(고대역폭메모리)에 이어 내년 하반기엔 후속작인 HBM3E가 핵심제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에 HBM3를 공급하며 선두로 치고 나간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도 내년 HBM 생산능력을 확장하며 본격적으로 경쟁대열에 뛰어들 전망이다.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수요가 HBM2E에서 HBM3로 전환된데 이어 내년 하반기엔 HBM3E가 시장 주류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현재 HBM 시장은 최대 고객인 미국 엔비디아가 내놓는 신제품에 따라 기술 트렌드가 바뀌는 구조다. 올해는 엔비디아가 고급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 'H100'을 선보이면서 여기에 탑재되는 HBM3가 새로운 주류로 떠올랐고 내년 하반기에 신제품인 'B100'을 출시하게 되면서 HBM도 후속작인 HBM3E가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AI 반도체 시장이 성장에 속도가 붙으면서 전체 D램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올해 전체 D램 매출에서 HBM 비중은 9%로 한자릿수에 불과했지만 내년엔 18%로 두배 증가가 예고된다. 트렌드포스는 HBM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 결국은 내년 D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나날이 높아지는 HBM의 성장 전망에 발 맞춰 D램 시장 빅3인 삼성과 SK하이닉스, 마이크론도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물 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 기준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로 선두를 달리고 그 뒤를 삼성전자(점유율 40%), 마이크론(10%)이 뒤따르는 상황이지만 내년부터 점유율 관건은 본격적으로 밀려드는 HBM 수요를 누가 더 잘 감당할 것인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삼성은 최근 HBM 생산능력을 확장하기 위해 천안캠퍼스에 신규 패키징 라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당초 삼성디스플레이 생산기지로 쓰던 건물과 장비를 인수하고 여기에 추가적으로 7000억~1조 원 가량을 들여 HBM 전용 패키지 라인을 세운다고 알려졌다.이에 앞서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는 HBM3E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사에 샘플 제공을 시작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동시에 오는 2025년 HBM4를 먼저 개발하기 위해 벌써부터 선행연구에 들어갔다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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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도 무엇보다 TSV(Through Sillicon Via) 라인을 증설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D램 생산이 주로 이뤄지는 이천 팹에 이 라인을 구축할 부지가 부족해 낸드 생산을 하는 청주 팹을 TSV 기지로 삼고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최근 HBM 최대 고객인 엔비디아가 생산능력 확장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면서 메모리업계에선 이례적으로 대규모 선수금을 지급했다고 전해지며 내년 생산능력을 키우는데 사활을 걸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SK하이닉스는 이미 대형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만큼 내년 HBM3E 생산분에 대해서도 상당부분 선주문이 끝났다고 말할 정도로 넘치는 수요를 증명하고 있다.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는 "현시점 기준 내년 HBM3와 HBM3E 생산분이 모두 완판됐고 고객 추가 문의도 많은 상황"이라며 "고객과 시장의 반응에 따르면 HBM3E 점유율도 당사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년 HBM3E 시장에서도 우위를 자신했다.D램 3위이자 HBM 경쟁에 뒤늦게 합류한 마이크론도 HBM3를 건너뛰고 내년 HBM3E 시장에 본격적으로 대비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를 위해 대만 타이중 지역에 고급 테스트 및 패키징 시설을 신설하고 HBM3E 대량 생산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다만 SK하이닉스나 삼성 대비 생산능력이나 기술력 측면에서 위협을 줄만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내년에도 시장점유율 10% 수준에서 존재감을 이어갈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