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업계, 3분기도 매출·이익 동반하락… 식어가는 성장엔진

홈쇼핑 업계의 표정이 어둡다. 주요 홈쇼핑사의 3분기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TV시청 인구 감소에 따른 시장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송출수수료 부담이 커지면서 매출도, 수익성도 악화일로를 걷는 중이다. 한때 유통업계의 ‘알짜’로 통했던 홈쇼핑의 성장엔진이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홈쇼핑의 3분기 실적에 반전은 없었다. 상반기 이어졌던 부진이 하반기 들어 오히려 가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GS리테일의 GS홈쇼핑부문은 3분기 매출이 25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 줄어든 213억원을 기록했다. 

현대홈쇼핑도 3분기 별도기준 매출이 2551억원, 영업이익 9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4%, 68.2% 감소했다. 

CJ ENM의 커머스부문인 CJ온스타일은 같은 기간 매출 30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2% 늘었지만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전 분기와 비교하면 62.0% 감소했다.

한때 유통업계의 캐시카우로 꼽히던 홈쇼핑사의 매출과 이익이 본격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홈쇼핑 업계의 부진한 실적에도 여전히 터널이 이어지는 셈이다. 오히려 실적 악화에는 가속도가 붙고 있다.

가장 근본적 문제는 취급고의 감소다. GS홈쇼핑의 3분기 취급고는 97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 감소했고 현대홈쇼핑의 같은 기간 취급고는 95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줄었다. CJ온스타일의 3분기 취급고는 9133억원으로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7.5% 신장했지만 역시 전 분기보다는 3.2% 줄어든 수준이다.

이같은 홈쇼핑업계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된 바 있다. TV시청 인구수의 감소가 지속되면서 TV를 기반으로 한 홈쇼핑 업계의 부진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한때 홈쇼핑의 대안으로 꼽혔던 온라인 시장도 이커머스 플랫폼에 밀리면서 빠르게 취급고가 줄었다. 특히 올해 본격화된 소비 위축은 고스란히 홈쇼핑의 고부가 상품 카테고리인 패션, 뷰티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TV시청률 감소와 소비 위축에 따른 패션, 뷰티 카테고리의 매출 부진이 전반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은 썩 밝지 않다. 근본적으로 홈쇼핑 업계에서 유선방송사업자에게 제공하는 송출수수료가 취급고 하락에도 낮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홈쇼핑 업계는 송출 수수료 협상을 두고 곳곳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KT스카이라이프와 송출수수료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정부에 대가검증협의체 구성을 신청한 상태고 CJ온스타일과 LG헬로비전도 오는 15일 대가검증협의체 중재를 예고한 상태다.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송출수수료 총액은 1조9065억 원으로 2018년보다 33.3% 증가했다.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 수수료 비율은 65.7%에 달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사업 자체가 과거처럼 급격한 성장이 힘들어진 상황”이라며 “다양한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