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마무리 후 고심 끝 '사명 변경'옛 이름 살리고 SK그룹 소속감 강화SK하이닉스시스템IC와 파운드리 '투트랙' 전략… 글로벌 10위 진입 정조준
  • ▲ 충북 청주 키파운드리 팹 전경 ⓒ키파운드리 홈페이지
    ▲ 충북 청주 키파운드리 팹 전경 ⓒ키파운드리 홈페이지
    지난해 SK하이닉스에 인수된 국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키파운드리가 사명을 'SK키파운드리'로 정하고 새출발에 나선다.

    2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키파운드리는 최근 새로운 사명을 'SK키파운드리'로 확정했다. 지난해 8월 SK하이닉스가 키파운드리 인수 절차를 모두 마무리 지은 지 1년 3개월 여만이다.

    이로써 키파운드리는 SK하이닉스의 자회사이자 SK그룹사 일원으로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는 모습이다. 지난 2021년 10월 SK하이닉스는 키파운드리 지분 100%를 5758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고 이후 9개월 만인 지난해 8월 인수 절차를 공식적으로 마무리하고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을 이어왔다.

    1년 넘게 예전 사명을 사용하던 키파운드리는 사명 변경을 두고 고민을 거듭한 끝에 SK그룹사명에 예전 사명을 그대로 담기로 최종 결정했다. 새로운 사명으로 SK파운드리 등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키파운드리 사명을 살리는 방향이 설득력을 얻었다.

    키파운드리는 충북 청주에 본사를 두고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8인치 웨이퍼를 기반으로 비메모리 반도체를 주로 위탁생산해왔다. 모체는 1979년 설립된 LG반도체로, 1999년 현대전자화 합병으로 하이닉스반도체가 됐지만 2004년 하이닉스 구조조정 과정에서 비메모리 부문을 분리해 매그나칩반도체로 재탄생했다. 이 중 청주 파운드리 생산시설만 따로 떼 신설한 회사가 키파운드리다.

    결국 SK하이닉스는 18년 만에 키파운드리를 다시 품으면서 든든한 메모리 사업에 이어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역량 확대를 꾀할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이미 8인치 파운드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키파운드리와 시너지가 예고된다.

    올해 키파운드리는 SK하이닉스시스템IC 대표를 맡고 있는 이동재 사장이 키파운드리 대표를 겸임하는 등 주요 보직 인사와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SK하이닉스에서 키파운드리 인수 업무를 맡았던 김달주 사업개발 담당이 재무와 전략 담당 코퍼레이트(Corporate) 센터장을 담당하고 지난 9월부턴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직속 김준한 담당이 이사진에 합류했다.

    실질적으로 인수 첫 해였던 지난해 키파운드리는 수익성을 크게 높이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8425억 원, 영업이익은 2333억 원을 기록했는데, 앞서 2021년에는 6160억 원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852억 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 수익 성장이 이뤄진 셈이다.

    SK그룹에 인수된 후 키파운드리가 전력반도체(PMIC)와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분야에서의 강점을 기반으로 파운드리업계 10위 내에 올라설 수 있을지가 앞으로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키파운드리 인수 이후 생산 고도화 작업으로 생산량을 확대해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확대해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