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투자證, 정일문 →김성환 대표 교체최현만·최희문→김미섭·장원재…미래·메리츠證도 차세대 등장연말연초 임기 만료 증권사 수장 거취 변화 이목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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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철을 앞두고 증권업계를 이끌던 상징적인 최고경영자(CEO)들의 세대 교체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연말연초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 수장들의 거취 변화에도 이목이 집중된다.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직 대표 인사가 발표나지 않은 증권사 중 내년 초까지 CEO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는 11곳에 달한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와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는 내달 임기가 끝난다.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 김 신 SK증권 대표,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 등은 임기가 내년 3월까지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와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는 내달 임기가 만료된다.이외에도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는 최근 발생한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사임 의사를 밝힌 상태다.올해 들어 유독 상당수 대표들의 거취 변화에 이목이 집중되는 건 최근 잇따라 상징적인 회사 수장들의 자리 교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오랜 시간 회사를 진두지휘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이 후배들에게 길을 내줬다.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정일문 대표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논의했다. 이사회는 김성환 개인고객그룹장(부사장)을 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김성환 부사장은 1969년생으로 LG투자증권을 거쳐 2004년 한국투자증권에 합류, 프로젝트금융(PF)·채권운용·기업금융(IB)·경영기획·리테일 등을 두루 총괄하며 금융투자업 전 부문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지난 2019년부터 5연임한 정 대표는 증권 부회장으로 간다.회사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직면하고 있는 불확실성 보다는 변화의 장기적 흐름과 방향성에 주목해 한 걸음 더 성장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전했다.메리츠증권도 지난 20일 신임 사장에 장원재 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장을 선임한다고 밝혔다. 14년 만의 대표 교체다.지난 2010년부터 메리츠증권 대표로서 회사의 비약적 성장을 이끈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이 메리츠금융그룹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는 지난해 메리츠화재와 증권을 100% 자회사로 통합해 새로 출범한 '원-메리츠' 체제 구축 후 첫 임원 인사다.장 신임 대표는 1967년생으로 삼성증권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를 거쳐 지난 2016년부터 메리츠화재 CRO 겸 위험관리책임자, 메리츠금융지주 CRO 등을 역임했다.지난달 23일 미래에셋증권도 오랜 시간 회사를 이끌던 최현만 대표이사 회장의 용퇴를 발표하며 증권업계 세대 교체 신호탄을 쐈다.지난 1997년 미래에셋 창업 멤버로 참여한 최 회장은 샐러리맨 성공신화를 써온 상징적인 인물이다. 최 회장은 자본금 500억원에 설립된 미래에셋증권이 2021년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자기자본 10조원을 달성하는 등 국내 최대 규모 증권사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그의 후임인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신임 부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법인 대표,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한 후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며 성과를 이끌어냈다. 해당 인사엔 과감한 세대교체와 기본 인사 원칙인 성과와 전문성이 최우선으로 고려됐다는 평가다.상징적인 인물들의 잇단 교체에 연말연초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올해 증권업계에 불건전 영업 관행, 주가 조작 등 논란이 연이어 불거진 가운데 금융당국이 내부통제의 최종 책임자인 CEO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서다.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 내부통제 이슈나 저조한 실적 등으로 주요 증권 CEO 상당수가 교체될 것이란 시각이 많다"면서 "적지 않은 회사가 변화와 혁신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