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에 솔루스첨단소재 특허 침해 혐의 고소지난 9월 침해 사실 알렸지만 어떤 시정 조치 없어SK, 과거 LG와의 '배터리 소송' 패소 이력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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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배터리 소송'으로 홍역을 치뤘던 SK가 또 한번 특허 소송전에 참전한다. 이번엔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원료인 '동박' 기술 침해 건이 도마 위에 올랐다. SKC의 동박 자회사 SK넥실리스가 솔루스첨단소재의 기술 특허 침해를 문제 삼은 것. 앞서 SK가 LG와의 배터리 소송전에서 패하며 무너졌던 자존심이 이번 '동박 소송전'에서는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넥실리스는 미국 텍사스주 동부지방법원에 솔루스첨단소재를 기술 특허 침해 혐의로 고소했다. 솔루스첨단소재가 특허를 침해한 제품은 '표준 전지박'과 '원통형 및 각형 고신율 전지박', '고강도 전지박' 등이다. SK넥실리스는 지난 9월 솔루스첨단소재에 침해 사실을 알렸지만 이후 어떠한 시정 조치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번 소송은 몇 년 전 불거진 'SK온-LG에너지솔루션'간 배터리 소송전을 떠올리게 한다. 2017년부터 약 3년간 LG엔솔 직원들이 SK로 대거 이직한 것이 분쟁의 씨앗이 됐다. 당시 LG엔솔 측은 배터리 사업 후발주자인 SK온이 자사 직원들을 노골적으로 영입했다고 주장하며 양 측의 갈등이 불거졌다.
이후 LG엔솔은 SK온이 자사 기술 탈취를 통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수주를 따낸 것으로 판단해 미국 국제 무역 위원회에 영업 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오랜 싸움 끝에 SK온이 2조원의 합의금을 물어주면서 사안은 일단락됐다. 당시 결과적으론 SK가 패소했지만 이번 소송전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SK넥실리스가 이미 솔루스첨단소재에 침해 사실을 고지한데다 특허권의 소송 쟁점은 '누가 먼저 특허를 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가령 솔루스첨단소재가 '몰랐다' 주장 하더라도 남의 기술을 로얄티 없이 사용했다면 그 자체로 잘못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얘기다.
법무법인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기술 특허, 지적재산권 등과 관련한 사안을 엄중히 판단하고 있는 만큼 피고의 기술 특허 침해가 인정되면 손해배상액 규모도 클 전망이다"며 "더욱이 기술 특허로 이득을 취한 사실이 증명되면 기술 침해의 고의성이 인정될 수 있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SK넥실릭스는 승소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갈등을 최소화하는 합의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소송 후 미국 재판부의 선고 기한이 18개월 정도로 국한된 점에서도 장기전으로 흐르는 걸 최대한 막겠다는 입장이다. SK넥실리스가 승소할 경우 솔루스첨단소재로부터 얼마만큼의 배상액을 받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SK넥실리스 측은 "솔루스첨단소재가 동박의 물성과 표면 특성을 제어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 포함된 당사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확인되어 불가피하게 소송에 이르게 됐다"며 "이번 소송을 통해 무분별한 특허 침해에 대해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고 건전한 연구개발 풍토 조성으로 대한민국 이차전지 소재 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