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너지분야 포트폴리오 확장 및 연착륙 견인'볼트온 전략' 통해 시장지배력 확대…다각화 성공환경·에너지 뒷받침…3분기 영업익, 전년比 76% '쑥'체질전환 성공…IPO 등 상장작업까지 이어갈 공산"4조원대 차입 규모, 현금창출력 대비 과중" 지적
  • ▲ SK에코플랜트 수송 사옥. ⓒSK에코플랜트
    ▲ SK에코플랜트 수송 사옥. ⓒSK에코플랜트
    SK그룹에서 투자전략과 M&A 전문가로 평가받는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이 SK에코플랜트를 환경·에너지기업으로의 체질전환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건설업황 침체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등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무엇보다 SK에코플랜트가 기업공개(IPO) 채비도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박경일 사장이 연임해 상장 작업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인사는 애초 이르면 이달 말 발표가 이뤄질 전망이었으나, 다음달 초로 가닥이 잡혔다. 이번 인사를 통해 박 사장의 연임 여부도 결정된다. 박 사장은 2021년 9월 SK에코플랜트 대표에 올랐고, 2024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박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환경‧에너지 분야의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동분서주했으며 그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IPO 과제를 위해 배치된 만큼 안정적으로 상장까지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3년간 SK에코플랜트는 사명과 사업분야가 바뀌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겪었다. 2021년 5월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회사명을 바꾸고 기업 정체성을 기존 건설사에서 환경·에너지 업체로 전환했다.

    박 사장은 그룹 지주사인 SK에 있을 때인 2020년부터 SK에코플랜트가 종합환경기업 환경시설관리(EMC)를 인수하는 데 역할을 했다. 2021년에는 SK에코플랜트 사업총괄운영으로 자리를 옮겨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전기·전자폐기물 전문기업 테스를 비롯해 폐기물, 소각기업 6곳 인수작업을 진두지휘했다.

    지난해에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기업 SK오션플랜트(옛 삼강엠앤티) 인수와 말레이시아 종합환경기업 센바이로,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기업 어센트엘리먼츠 지분인수도 진행하며 환경과 에너지분야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지난해까지 3년간 자회사가 24개로 넓어졌다. 유관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을 다수 인수하는 '볼트온(Bolt-on)' 전략으로 시장 지배력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사업다각화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올해부터는 국내외 신사업 확대를 추진하면서 투자유치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자회사 테스와 함께 중국과 미국에 폐배터리 재활용 전처리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북 경주시에 3300억원을 투자해 이차전지 재활용공장을 짓는다.

    자회사 SK오션플랜트를 앞세운 해상풍력사업과 그룹의 미래 전략사업 가운데 하나인 그린수소 등 에너지부문은 이제 글로벌시장 진출과 확대 등을 본격화하는 단계다.

    2월 북미법인 사명을 기존 BETEK에서 SK에코플랜트아메리카스로 바꾸고 북미에서 그린수소, 폐배터리 재활용, 연료전지 등 미래 에너지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 사장은 SK에코플랜트의 사업체질 전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실질적인 성과도 보여주고 있다.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SK에코플랜트는 3분기 매출 6조5138억원, 영업이익 2981억원의 연결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4조8941억원에 비해 33.0%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은 1692억원에서 76.2% 급증했다.

    SK에코플랜트 측은 "SK에코엔지니어링, SK오션플랜트 등 자회사의 호실적 반영으로 전년대비 매출이 늘었다"며 "영업이익도 환경·에너지 등 신사업의 뒷받침과 플랜트부문 실적 견인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환경·에너지부문 매출 비중이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포트폴리오 재편 성과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환경·에너지 매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17.0%에서 올해 35.0%로 2배 이상 높아졌다. 수처리·매립·소각 등 환경사업 매출이 지난해 5256억원에서 9272억원으로 76.3% 늘었다. 매출 기준 국내 환경사업 1위인 에코비트를 앞질렀다.

    연료전지·해상풍력·수소 등을 영위하는 에너지부문은 같은 기간 3080억원에서 1조3573억원으로 340% 급증했다. 1조원 이상 매출이 늘어나면서 사실상 전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2020년 이후에 신규사업에 적극 진출하면서 건설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고 있다"며 "최근의 주택 및 분양경기 침체에도 다각화된 사업기반을 통해 타 건설사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기대응력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 3분기 원가율은 89.5%로, 전년동기 89.0%에 비해 0.49%p 개선됐다. 포스코이앤씨(94.2%), 현대건설(93.8%) 등 대형건설사들도 원자재 쇼크와 인플레이션을 피해가지 못한 가운데 거둔 호실적이다.
  • ▲ SK에코플랜트 환경업 진출 3년 성과. ⓒSK에코플랜트
    ▲ SK에코플랜트 환경업 진출 3년 성과. ⓒSK에코플랜트
    다만 환경‧에너지사업 확장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을 지출하면서 늘어난 차입 부담 해소는 현재진행형이다.

    2020년 이후 잇따른 지분투자 및 운전자본투자 증가에 따른 자금 순유출, 연결 자회사의 차입금 편입 등으로 연결 기준 차입금은 2021년 말 2조7749억원에서 올해 3분기 4조1122억원으로 뛰었다. 차입금 증가로 이자비용도 같은 기간 849억원에서 2287억원으로 169% 급증했다.

    지난해 전환상환우선주(6월 4000억원), 전환우선주(7월 6000억원)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 효과로 부채비율은 2021년 말 420%에서 209%로 개선됐지만, 전반적인 차입 부담은 현금창출력 대비 과중한 수준이라는 평이다.

    염동환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위원은 "환경‧에너지 분야와 관련된 기업 인수에 대규모 차입이 수반되면서 차입금이 확대된 상황"이라며 "회사가 직접 발행하거나 연결자회사가 보유한 신종자본증권을 고려한 실질 상환 부담 역시 신용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환경‧에너지기업으로의 연착륙에 힘입어 향후 IPO 흥행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진행한 회사채 발행에서 잇달아 흥행한 만큼 환경‧에너지사업의 외형 성장이 추후 진행할 IPO의 주요 성공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IPO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SK에코플랜트 측은 "구체적인 상장 시기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상장예비심사청구를 신청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