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전기차 3분기 누적 판매량 테슬라 이은 2위보조금 없이도 리스 판매, 인센티브 늘린 결과내년 공장 현지가동, 라인업·비중 확대 긍정적
  • ▲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 ⓒ현대자동차그룹
    ▲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 전기차가 북미 IRA(인플레이션감축법)로 인해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음에도 시장에서 2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리스 방식 판매로 빠르게 대응하는 한편, 인센티브 강화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시장조사업체 익스페리언 등 통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3분기까지 미국에서 전기차 6만3916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체 전기차 판매량 대비 점유율 7.5%로 테슬라에 이은 2위다. 폭스바겐 외에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현지 기업보다도 높은 수치다.

    업계에서는 북미 생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IRA 시행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IRA에 따르면 최대 7500달러 보조금은 FTA 체결국에서 생산한 배터리로 자국 내 최종조립 요건을 갖춰야만 적용된다. 현대차그룹이 현재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는 모두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현대차그룹은 IRA 보조금 예외 규정인 리스 판매로 신속하게 대응하며 IRA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했다. 상업용 판매와 렌탈 형식으로 공급되는 전기차는 각종 요건과 관계없이 받는 세액공제 혜택을 활용했다. 현대차·기아는 기존 2~3%에 그쳤던 상업용 전기차 리스판매 비중을 약 30%까지 끌어올렸다.

    동시에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부문에서 딜러가 차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주는 혜택(인센티브)을 크게 늘렸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력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5와 EV6는 IRA로 받는 보조금 7500달러 이상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내연기관보다는 전기차에 인센티브를 집중해서 책정하며 고객들을 끌어오는 모습이다.

    인센티브 추가로 인한 이익률 하락 우려도 불식하는 모습이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미국 전기차 인센티브는 상반기보다 다소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도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3분기 들어와서 전기차 쪽 인센티브가 올라가는 추세지만, 당초 사업계획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사대비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도 북미 전기차 판매에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판매하고 있는 아이오닉 5·6와 EV6, 제네시스 GV60·GV70와 니로·코나 EV 등 전기차 7종을 판매 중이다. 내년 현대차 아이오닉 7과 기아 EV9을 비롯한 EV3, EV4도 점유율을 높이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하반기 미국 조지아주 전용전기차 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에 미국 전기차 구매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모델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는 온라인 판매에 강점이 있는 만큼, 아마존을 활용한 판매채널 확대도 긍정적인 요소다.

    올해 3분기까지 북미시장 전기차 등록대수는 85만대로, 올해 판매량이 최초로 100만대를 넘길 전망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부문 성장 가능성도 그만큼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북미 시장에서 전기차는 10대 중 1대꼴로 늘어나는 추세인 반면, 현대차그룹의 북미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 비중은 5%가 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IRA 시행에도 돌파구를 마련하며 북미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2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부분은 고무적”이라며 “타 브랜드와 다르게 전기차 관련 투자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만큼 향후 더 높은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