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노트북 등 IT용 8.6세대 11조4천억 투입삼성 특허 침해 소송 이어 영업비밀 침해로 ITC 조사애플 등 고객사 신뢰 하락 가능성… "영업활동 제약 따를것"
  • 중국 BOE가 최근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며 OLED 추격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혐의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로부터 조사를 받는 등 향후 영업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BOE는 최근 태블릿·노트북 등 8.6세대 IT용 OLED에 630억위안(약 11조4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8.6세대 IT용 OLED에 투자한 금액보다 약 3배 많은 수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2026년까지 총 4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BOE는 자국 정부 지원에 힘입어 '저가 공세'로 LCD 시장을 장악하면서 중국이 세계 디스플레이 1위를 달성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등 OLED 분야도 한국 추격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실제 중국의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20%를 기록했다. 2017년 1.5%였던 점을 고려하면 빠르게 성장 중이다.

    하지만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의 특허 침해에 이어 영업비밀 침해 혐의 등으로 ITC의 조사를 받으면서 애플을 비롯한 고객사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0월 31일 미국 ITC에 BOE와 BOE의 자회사 등 8개 회사를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했다. 이후 한 달 만인 지난 1일 ITC는 "특정 OLED 디스플레이 모듈과 그 구성요소에 대한 조사를 의결했다"며 "조사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제출한 고발장을 토대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소장에서 BOE가 2017년 말부터 자사 협력사인 톱텍을 통해 OLED 패널과 모듈 기술과 관련된 영업비밀을 포함한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등 불공정 경쟁방식으로 미국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에는 미국 텍사스주 동부 지방법원에 BOE가 아이폰12 제품에 사용된 디스플레이와 같은 패널을 미국 시장에서 판매해 자사의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며 특허 침해 소송을 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BOE가 이같은 소송에 휘말리면서 애플 등 고객사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BOE는 올해 아이폰15 시리즈에 공급하는 패널이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초기 물량을 납품하지 못하는 등 매년 애플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톱텍이 최근 소송에 휘말리면서 고객사 납품이 취소된 것으로 안다"면서 "공급망 확대를 중요시하는 애플이지만 소송에 따른 손해배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BOE의 추후 영업활동에 제약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80%, 중국이 20%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