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관리강화 무색주담대 5.8조↑, 5대銀 4.4조 ↑"집단대출 예정된 달, 일반대출 조절"
  • ▲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가계대출 잔액이 8개월 연속 증가했다. 금융당국과 은행들의 대출 확대 억제에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는 꺾어지 않고 있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91조9383억원으로 전달 대비 5조4288억원 늘어났다. 지난 4월 이후 8개월 연속 증가세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며 가계대출은 올해 1분기 감소했으나 이후 줄곧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5조7524억원 늘어난 845조3191억원을 기록했다. 11월 증가분은 10월(5조7267억원)을 상회했다. 주택매매 관련 자금수요 둔화에도 입주물량 증가로 잔금수요가 확대됐기 때문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추석 등 10월 연휴 소비자금 등 일시적 증가요인이 소멸되면서 3000억원 감소했다.

    주담대 증가는 은행권에 집중되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주담대 증가폭은 4조3737억원으로 전체 증가분의 76%를 차지했다. 반면 제2금융권 주담대는 1000억원 감소했다.
  • ▲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은행권 주담대 증가는 대출금리가 하락한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금리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은행권 금리 하단은 3%대에 진입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3.66~5.962%로 집계됐다. 한달 전 (11월 14일) 연 4.03~6.436%에서 상·하단 모두 하락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강화가 주택매매 관련 자금수요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다만 11월의 경우 집단대출이 일시적으로 확대되면서 주담대 축소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기업대출은 대기업 대출은 다소 둔화됐지만, 중소기업대출을 중심으로 7조2767억원 증가해 1253조6697억원을 기록했다. 대기업 대출은 1조4725억원 늘었고, 중소기업 대출은 5조8043억원 증가했다. 시장금리 하락에도 채권시장 경색은 아직 현재진행형이어서 은행권으로 대출수요가 몰린 것으로 파악된다.

    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금융당국은 부채 관리 속도를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달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은행장들과 만남에서 "차주 상환능력 뿐 아니라 거시건전성 측면에서 가계부채 적정규모에 대한 고민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은행들도 비대면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하는 등 취급기준을 높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상품인 우리WON주택대출 신청을 장점중단했고, 신한은행은 연립·빌라을 대상으로 하는 플러스모기지론과 오피스텔 대출 TOPS부동산대출을 중단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특정 은행에서 과도하게 대출이 실행되는 것을 경계해달라는 주문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집단대출이 예정된 달에는 일반 가계대출 취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