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업체 중 8개가 공모액 500억원 미만 중소형주반도체·배터리 쏠린 작년 1월…올해 포스기·선박·가구 등 고루 분포월말 에이피알 시작 연내 대어급 줄등판…"과열된 시장, 확인하며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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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달 공모주 시장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뜨거울 것으로 기대된다. 연내 대어급들의 등판도 줄줄이 예고된 만큼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업공개(IPO) 시장 열풍이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다만 IPO 시장 과열 우려가 커지고 있어 상장을 앞둔 대어급들의 관심도와 경쟁률 등 시장을 확인하며 가야한다는 조언이 나온다.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오는 11일까지 포스뱅크는 수요예측을 시작한다. 올해 첫 수요예측이다.포스뱅크를 포함해 이달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일반 기업은 9개,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은 3개로 총 12개 업체가 등판한다. 한주라이트메탈, 티이엠씨 등 7개 업체가 나섰던 지난해 1월보다 5개 늘었다.지난 연말 더욱 달아오른 IPO 시장 분위기가 연초부터 이어지는 모습이다.특히 지난 12월 케이엔에스와 LS머트리얼즈, DS단석 등 따따블 종목이 연속해서 등장한 만큼 네번째 '따따블' 종목도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높다.포스단말기 업체(포스뱅크), 선박(현대힘스), 원자력·화력발전소 정비(우진엔텍), 가구·인테리어(스튜디오삼익), 민간기상업체(케이웨더) 등 업종도 다양하다.지난해 1월 IPO에 나선 7개업체 중 4곳이 반도체나 2차전지 관련 업체였던 것을 감안하면 섹터별로 골고루 IPO 도전에 나선 모습이다.1월 공모주 청약 시장은 지난해처럼 공모 규모 500억원 미만 중소형주의 쏠림이 이어지고 있다.지난해엔 중소형 IPO가 전체 82개 중 66개로 대다수였다. 공모 규모 1000억원 이상 기업은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파두, DS단석 등 4개에 불과했다.올해 1월 수요예측에 나서는 9개 업체 중 에이피알을 제외한 8개 업체가 공모금액 500억원 미만 중소형 규모다. 케이웨더(48억~58억원), 코셈(72억~84억원)은 100억원 미만이다.다만 올해는 IPO 시장 활황과 함께 지난해보다 조단위 기업가치 대어들의 등판이 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상장 계획을 발표하는 대어급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이달말 수요예측에 나서는 에이피알은 조 단위 시가총액을 노리는 IPO 첫 주자다. 대어급 공모주를 향한 투심을 확인하는 가늠자로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상장 후 시가총액 1조1149억~1조5169억원인 에이피알의 공모금액(557억~758억원)은 중견 수준이다. 기업가치에 비해 공모금액을 매우 낮춰 대어급 딜 소화 부담을 더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HD현대마린솔루션, 플랜텍, 시프트업, 엔카닷컴 등도 상반기 내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이밖에 SSG닷컴, SK에코플랜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도 내년 IPO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오아시스, 케이뱅크, 컬리, 서울보증보험 등 지난해 상장을 철회한 기업들의 재도전 여부도 주목된다.
증권가에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IPO 시장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본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과거 연도별 상장 기업의 시가총액과 코스피·코스닥 지수의 상관성을 분석해 보면 양의 상관관계로 지수가 높을 때 상장기업 건수와 합계 시총이 높았음을 알 수 있다"며 "올해는 글로벌 금리 인하 기대감과 시장 지수 회복으로 보다 우호적 IPO 시장 환경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의 관심이 커지면서 강한 주가 상승과 높은 변동성이 함께 나타나고 있어 상장을 앞둔 대어의 경쟁률과 수익률을 통해 활황 지속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제민 SK증권 연구원은 "강한 상승과 이어지는 큰 변동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며 "높은 수익률에 기관의 관심 및 경쟁률이 늘면서 상승세가 더 지속될 수도 있다. 자금 수요 대비 개인과 기관의 관심 정도를 트래킹하며 투자에 주의가 필요한 구간"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IPO 시장 활황과 함께 올해 상장 계획을 발표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중"이라면서 "1월에도 상장 목표를 발표하는 기업이 더 늘어날지 주목된다. 상장을 앞두고 있는 성장 섹터 대어들의 관심도, 경쟁률, 수익률을 통해 활황이 꺾이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