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시대출금 누적액·이자·잔액 모두 역대 최대지난해 세수펑크 심각… 10월까지 관리재정수지 58.2兆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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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재정부 ⓒ연합뉴스
    역대급 세수 펑크가 발생한 지난해 정부가 한국은행에서 임시변통한 돈이 역대 최대인 117조 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이자로만 1500억 원 이상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했다. 일시 대출금 중 4조 원은 지난해 갚지도 못한 상태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받은 '대(對)정부 일시대출금·이자액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한은에서 빌린 일시대출금은 총 117조6000억 원이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 씀씀이가 컸던 2020년 정부 일시대출금은 102조9130억 원이었다.

    이자 부담도 역대급으로 커졌다. 지난해 정부가 한은에 준 이자만 1506억 원에 달한다. 이 역시 역대 최대 기록이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대출 제도는 정부가 개설한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이라고 보면 된다. 정부가 수중에 돈이 부족할 때 한은으로부터 일시적으로 자금을 융통하는 것이다. 정부는 3월 법인세, 6월 소득세, 1월과 7월 부가가치세 납부 등 돈이 들어오는 시기가 정해져 있다. 세입 공백 기간에 지출을 위한 재정이 부족할 때 한은으로부터 일시대출을 받아 자금을 융통한다.

    지난해 정부가 일시대출 후 갚지 못한 잔액은 4조 원이다. 2012년 말(5조1000억 원) 이후 11년 만에 가장 많다. 이 4조 원은 일시대출금 중 통합계정으로 분류돼 있다. 일시대출금은 회계 계정별로 상환 기한이 정해져 있는데 통합계정은 이달 20일까지 모두 갚아야 한다.

    올해는 세수가 상반기에만 40조 원쯤 펑크 나면서 정부가 한은에서 빌린 대출액 규모가 컸다. 기획재정부 재정동향을 보면 지난해 10월까지 누적된 정부의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10조4000억 원 적자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사회보장성 기금을 뺀 것으로, 정부의 실제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58조20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너무 많은 돈을 자주 빌리면 시중 단기 유동성을 늘려 물가 관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