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조·강호동‧조덕현 3후보 접전 양상일찍이 드러난 1강…달라지고 있는 표심결선투표서 2‧3위 표 결집 가능성"1차 1위 후보, 40% 못넘기면 2차 결선서 고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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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여 조합원을 대표하는 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전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선거일이 열흘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강호동·송영조·조덕현 조합장이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어, 2차 결선투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한 1위가 오히려 2차 투표에서 고배를 마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이번 선거는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조합장 1111명이 모두 참여하는 '조합장 직선제'로 치러진다.16일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정식 등록을 마친 후보 8명이 지난 12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투표는 오는 25일 서울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진행되며 1차 투표에서 과반 표를 얻는 후보가 당선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 간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출사표를 던진 후보자 8명은 기호순으로 황성보 동창원농협조합장, 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 조덕현 동천안농협조합장, 최성환 부경원예농협조합장, 임명택 전 NH농협은행 언주로지점장, 송영조 부산금정농협조합장, 이찬진 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정병두 고양시을 선거구 국회의원 예비후보 등이다.농협 안팎에서는 8명의 후보 중 강호동 조합장이 가장 앞서 있다는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다.강호동 조합장은 지난 24대 농협회장 선거에서 3위에 올랐었다. 5선 조합장으로서 농협중앙회 이사를 지냈고 회장 선거 경험도 있다. 또 그간 꾸준히 조합장 애경사를 빼놓지 않고 찾아다니며 보여준 정성과 열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일찍이 유력후보로 알려져 전직 농협중앙회 임원 출신이 대거 포진해 함께 선거를 돕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면 단위 소규모 조합을 경영해온 강 조합장이 경제사업과 금융사업을 합쳐 약 1300조원 이상의 사업규모를 가진 농협중앙회를 이끌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돌파해야 한다.강 조합장을 추격하고 있는 송영조 조합장은 실천력과 경영능력 면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6선 조합장으로서 농협중앙회 이사, 경제지주 이사를 역임했다. 금정농협을 이끌며 종합업적평가, 도농상생평가 등 최우수 조합으로 연속 선정되고 있으며, 리더십과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 산업포장, 장관 표창 등을 여러 차례 수상한 것이 장점이다. 반면 강호동 후보와 출신 지역이 겹친다는 점과 도시농협 후보자라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또 다른 대항마인 조덕현 조합장은 충청권에서 모처럼 나온 유력 후보다. 농업경영인 출신으로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을 지냈다. 앞선 두 후보에 비해 인지도는 낮은 편이지만, 뒷배가 좋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성희 현 회장이 충청도 기반의 조덕현 후보를 지원한다는 소문 탓인데, 선거 구도에 영향을 미칠 변수 중 하나다. 충청은 전통적으로 지역 기반이 취약해 연합의 주체보다는 연합의 대상으로 여겨져 왔는데, 현직 회장의 세력과 지역이 연대를 형성한다면 충청도가 영남과 대결하는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강 조합장이 '1강', 송‧조 조합장이 '2중'을 형성하고 있지만, 정작 당선은 '2중'에서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치열한 3파전에 과반 득표자가 나오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2차 결선투표가 진행될 경우 2위를 누가 차지하든 3위 표를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 강호동 조합장이 워낙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선거공학적으로 2위와 3위가 뭉칠 수밖에 없는 구도라는 이유에서다.남대니 한국선거연구소장은 "1위가 1차 투표에서 40%를 넘기면, 2차 결선투표에서 당선된다고 보는데, 현재 40%를 못 넘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1차 투표 3~8위까지 분산된 표 중 2차투표에서 10%는 1위에 넘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1차 결과가 30%대로 나온다면 당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번 선거부터는 조합원이 3000명 이상인 대규모 조합의 조합장이 2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부가의결권' 제도가 도입된다. 조합 141곳이 이 조건을 충족해 총 유효표수는 조합 수인 1111표에 141표를 더해져 1252표로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