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임주현, OCI-한미 통합법인 제약·바이오 부문 대표 맡아2022년 OCI홀딩스 최대주주 오른 이후 시너지 없어OCI서 바이오사업부 인력 유입 외 지원 전무"대규모 자금 필요 시점에 전략적 투자 검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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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광약품 제공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 간 통합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OCI홀딩스가 최대주주로 있는 부광약품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옅어지고 있어 향후 OCI그룹 내에서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가 과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이 통합한 이후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이 통합법인의 제약바이오부문 각자대표를 맡는다.

    통합법인 한 지붕 아래 OCI그룹이 담당하던 첨단소재·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한미약품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은 임주현 실장이 각자대표로서 경영을 담당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OCI그룹 내 부광약품의 역할이 모호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OCI홀딩스는 부광약품 지분 10.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미약품그룹은 이번 OCI-한미 통합과 관련해 임직원에 공유한 ‘팩트체크’ 게시글을 살펴보면 부광약품은 통합 이후에도 OCI그룹 아래 놓인다.

    부광약품으로서는 OCI그룹과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OCI그룹 내 제약바이오사업 무게추가 한미약품그룹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쉬울 만하다.

    부광약품은 2022년 2월 OCI홀딩스를 최대주주로 맞았지만 오히려 그해 10년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도 3분기까지 218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냈고 매출도 10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덴마크 자회사 콘테라파마가 파킨슨병 운동이상증 신약 후보물질 ‘JM-010’의 글로벌 임상 2상 시험을 진행 중인데 연간 300억원가량의 연구개발(R&D)비를 사용한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813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R&D 자금 압박을 받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OCI그룹 차원의 재정지원은 물론, OCI그룹이 2018년 바이오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신설한 바이오사업부 인력이 부광약품으로 이동한 것 외에는 특별한 지원은 없다.

    OCI홀딩스는 당시 1461억원을 들여 부광약품 주식 773만334주를 확보하며 1대주주에 올랐는데 이는 김동연 전 부광약품 회장 오너일가가 보유한 주식의 50.4%를 사들인 것이다. OCI홀딩스가 부광약품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부광약품 회사로 유입된 자금은 한푼도 없는 셈이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17일 이우현-유희원 2인 각자대표 체제에서 이우현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 대표는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제약바이오 비전문가라는 점에서 신약개발 동력이 약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회장과 함께 부광약품 사내이사로 합류한 서진석 OCI홀딩스 대표이사 사장도 경영학을 전공한 제약바이오 비전문가로 경영자문 역할을 한다.

    대표에서 물러난 유 전 대표는 현재 부광약품 고문으로 남아 신약개발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 전 대표는 이화여대 약학대학을 졸업한 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원, 부광약품 임상개발담당 상무 등을 지내 제약업계에서 잔뼈가 굵다.

    OCI그룹 관계자는 “단독대표에 오를 정도로 이우현 회장의 부광약품에 대한 관심은 크다”면서 “향후 임상 3상 시험 진입 등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시점에 전략적으로 투자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