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BOK이슈노트 발간"팬데믹 이후 미국-유로 성장률 분화 흐름"인구구조 문제로 양 경제권 간 추세적 성장격차 심화"한국, 고령화로 인한 노동투입 감소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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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미국과 유로지역의 성장률 격차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유로지역의 빠른 고령화 등이 생산성과 노동투입을 감소시킴으로써 추세적 성장 격차를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고령화 속도가 빠른 우리나라도 적극적인 이민정책과 저출산 정책을 병행해 노동력 감소세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1일 ‘미국과 유럽의 성장세 차별화 배경 및 시사점’을 주제로 한 BOK 이슈노트를 발간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민수 한은 조사국 미국유럽경제팀 과장은 “최근 글로벌 고물가와 이에 대응한 긴축적 통화정책 전개 과정에서 미국이 예상 밖의 빠른 성장세를 보인 반면 유로지역은 부진하면서 큰 폭의 성장률 격차를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과 유럽의 경제는 어느정도 동행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처럼 이질적 흐름을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유로지역의 성장률 분화(divergence)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고 글로벌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불확실성이 높아 차별화 배경을 분석해 시사점을 도출했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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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너지 충격‧교역 부진, 유로 지역에 더 크게 작용
    보고서는 미국과 유럽지역의 성장세 차별 요인을 장‧단기로 나눠 분석했다.

    우선 팬데믹 이후 성장률 격차 확대된 것은 △재정정책, △에너지가격 충격, △교역부진의 영향이 양 경제권에서 상이하게 나타난 데 기인했다고 봤다.

    미국의 경우 적극적인 재정정책 소비증가세로 이어지면서 양호한 회복세를 견인한 반면 유로지역은 가계에 대한 재정지원 규모가 미국의 절반정도에 그쳐 소비여력이 제한됐다고 평가했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와 수출 감소로 인한 경기둔화 효과가 미국에 비해 유로지역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 유로지역 고령화, 추세적 성장 격차 심화
    이어 보고서는 단기적 요인들이 점차 사라지면서 성장률 격차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생산성과 노동력 차이 등 구조적 요인이 차별화된 성장을 지속시킬 수 있다고 봤다. 

    생산성 측면에서는 미국이 기술 혁신 및 고숙련 인재유치 등에서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벤처캐피탈 등의 자본시장을 바탕으로 혁신적 유니콘 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어 반면 유로지역은 관광업 및 전통 제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첨단산업에 대한 정책적 육성 노력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며 저숙련 인력이 이민자 유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

    유로지역의 빠른 고령화도 추세적 성장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 2010~2019년 중 유로지역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연평균 0.1%씩 감소한 반면 미국의 생산가능인구는 연평균 0.5%씩 증가했다. 이러한 인구요인은 양 경제권간 노동투입으로 인한 성장기여도 격차(0.4%p)의 상당부분(0.3%p)을 차지했다.

    특히 UN 세계인구전망(2022)에 따르면 앞으로도 이와 같은 고령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향후에도 인구구조에 따른 성장격차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김민수 한은 조사국 미국유럽경제팀 과장은 “우리나라도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노동투입 감소에 따른 성장률 둔화가 예견되고 첨단산업을 둘러싼 공급망 재편이라는 생산성 측면의 도전을 공통적으로 겪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이민정책과 저출산 정책을 병행해 노동력 감소세를 완화하는 한편, 신성장 산업에서 혁신기업이 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방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