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세 납부 위한 1200억원 규모 주식담보대출 모두 상환자산매각 대신 별도 자금조달 택한 듯… ‘반대매매 리스크 해소’3년만에 반토막 난 주가… 향후 신세계인터 주가가 관전포인트로
  •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신세계
    ▲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신세계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신세계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던 주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모두 상환했다. 이 대출은 지난 2020년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으로부터 신세계 지분 8.22%를 증여 받은 이후 발생한 증여세 납부를 위해 받은 것이다. 

    이번 주담대 상환을 위해서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다른 계열사의 지분을 매도하지 않았다. 따라서 주식을 담보로 하지 않는 별도의 대출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진행한 가장 큰 이유는 주가 변동성 리스크가 자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신세계 등에 따르면 정 총괄사장은 최근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신세계 주식 92만주를 담보로 받은 12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모두 상환했다. 정 총괄사장의 대출 상환은 지난 2021년 첫 대출을 받은 이후 처음이다. 

    정 총괄사장이 지난 2020년 이 회장으로부터 신세계 지분 8.22%를 증여받은 이후 발생한 약 1000억원 규모의 증여세 납부를 위한 것이다.

    정 총괄 사장은 2021년 6월 최초로 신세계 주식 30만주를 담보로 400억원을 빌린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 6월 28만주를 담보로 400억원을 추가로 빌렸다. 작년 6월에도 34만주를 담보로 400억원을 다시 빌렸다. 3건의 대출에 담보로 제공된 신세계 주식만 총 92만주다.

    정 총괄사장이 이번 담보 계약 해지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는지는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1200억원은 정 총괄사장 소유 부동산 등을 담보로 해도 조달이 쉽지 않은 규모다. 이번 자금 조달을 위해 매도한 지분도 전무하다. 정 총괄사장이 직접 보유한 계열사는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 뿐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 총괄사장이 이번 대출 상환을 위해 상당한 부담을 짊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주담대가 상환된 것은 맞지만 이를 위해 대주주가 어떤 형태로 자금을 조달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전했다.

    정 총괄사장이 주담대를 상환한 배경에는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도 그럴 것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주담대는 구조상 주가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정 총괄사장이 매년 400억원씩 대출을 받는 과정에 제공된 담보가 신세계 주식 28만주에서 34만주까지 늘어난 것이 대표적이다. 

    실제 지난 2021년 6월 기준 32만7500원까지 올랐던 신세계의 주가는 올해 1월 들어서 15만5300원으로 3년만에 반토막 났다. 주가의 하락은 물가 상승과 소비 침체 우려가 반영된 탓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된 것은 담보유지비율이다. 주담대는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는 담보의 가치가 일정 이상으로 유지되는 담보유지비율을 설정하게 되는데, 정 총괄사장은 3건의 대출의 담보유지비율을 모두 100%로 설정했다. 

    이 경우 지난 2021년 일으킨 신세계 주식 28만주를 담보로 400억원을 받은 대출 건은 신세계의 주가가 14만2900원 아래로 내려갈 경우 담보를 강제 매각하는 반대매매 위험성이 생긴다. 정 총괄사장 입장에서는 지난달에 담보유지비율에 주가가 근접하는 아찔한 상황이 펼쳐졌던 셈이다.

    결과적으로 정 총괄사장은 이번 주담대 상환을 통해 신세계의 주가 변동성 리스크로부터 자유로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 성과와 무관하게 대외 변수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주가의 특성상 주담대는 필연적으로 반대매매 리스크를 동반한다”며 “주담대 상환을 통해 경영 안정성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가가 될 전망이다.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의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매각이 가능한 계열사 주식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분 15.14%가 유일하다. 다만 2019년 6만7000원에 거래됐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가 역시 소비침체의 영향을 받아 현재 1만6000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날 기준 정 총괄사장이 보유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식 총액은 897억원으로 증여세에도 못 미치는 상황. 결국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가가 적정 평가 받는 시점이 정 총괄사장의 증여세 해소로 직결되리라는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