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당기순익 2.5조…전년대비 18% 감소취약한 포트폴리오…은행 부진 만회할 계열사 부재이자이익 ‘제자리’…비이자이익 5%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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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0% 가까이 뒷걸음질했다. 비이자이익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기업대출 성장률마저 꺾이며 ‘기업명가’ 위상에도 상처를 입었다.특히 주력계열사인 은행의 실적 부진을 만회해 줄 비은행계열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취약한 포트폴리오의 문제점도 드러났다.우리금융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19.89% 감소한 2조 516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6일 공시했다.금융권에선 지난해 금융지주들의 실적이 전년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측했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우려와 연체율 상승 등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 민생금융 지원방안에 따른 이자환급 비용 인식 등 은행권 공통 이슈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우리금융의 실적 부진도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증권사 전망치 평균(2조7652억원)을 10% 가까이 밑돈 뼈아픈 결과다. 지난해 3조4516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하나금융지주와 비교하면 격차가 9349억원으로 벌어졌다.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작년 연말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2023년은 기업문화 혁신, 기업금융 명가 부활, 상생금융 실천 등 변화의 첫 발걸음을 시작한 한 해였지만 실적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아있다"고 진단했다.이자이익과 비이자‧수수료 이익을 합한 순영업이익은 지난해 9837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0.1%)하락했다.특히 우리금융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비이자이익이 부진이 두드러졌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간신히 1조원대를 지키며 전년 대비 4.7% 감소했다.이자이익이 약8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늘었지만, 기업대출 성장률이 둔화했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기업대출성장률(원화)은 2.5%로 전년(5%)대비 반토막이 난 것으로 집계됐다.그룹 및 은행 고정이하여신(NPL)커버리지비율은 각각 역대 최대 수준인 229.2%, 318.4%를 기록했고, NPL비율은 그룹 0.35%, 은행 0.18%로 업계 최고 수준을 보여 주었다. 준수한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은 향후 실적 반등을 위한 밑바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주요 계열사별로 보면 그룹 핵심인 은행 순이익(2조535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다. 이자이익이 약 7조4000억원으로 전년대비 제자리 걸음을 한 반면 비이자이익이 전년대비 8.9% 감소했다.이밖에 카드(약 1120억원), 캐피탈(약 1280억원)의 순이익도 각각 45.3%, 30.1% 큰 폭으로 감소했다.그룹 대손비용은 1년새 약 9954억원 늘었다.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작년 한 해 취약 부문에 대한 건전성을 개선하는 한편 ‘우리자산운용·글로벌자산운용 통합’ 등 계열사를 정비해 그룹 자본시장 경쟁력을 강화했다”며 “올해는 위험가중자산 관리 등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도 ▲선택과 집중의 성장전략 ▲자산관리부문 등 그룹 시너지 강화를 통해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