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39주연속 상승…학군지 등 신고가 경신전세매물 1년새 34% 줄어…입주물량 감소 뇌관 우려집값하락 탓 매매수요 전세전환…"가격상승세 지속"
  • 매물 부족과 그에 따른 전셋값 상승으로 봄 이사철 전세대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우수학군지 등 주요입지에선 "전세매물 씨가 말랐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입주물량 감소로 전셋값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봄 이사철과 새 학기를 앞두고 서울과 수도권 주요지역에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서울 전셋값은 지난해 5월 4주부터 39주연속 상승세를 기록중이다. 2월 1주에도 0.07% 오르며 누적상승률 4.15%를 기록했다.

    수도권 전셋값도 지난해 6월말부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59㎡는 이달 12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서를 썼다. 2달전 같은 면적 거래가보다 1억5000만원 오른 액수다.

    양천구 '목동 트라팰리스이스턴에비뉴' 전용 161㎡는 지난달 20억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져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면적 종전 최고가는 2016년 10월 14억8000만원이다.

    이같은 전셋값 상승세에 대해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집값 하락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수수요 상당수가 전세로 전환하는 추세"라며 "학군·역세권 등 선호입지를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매매가대비 전세가 비율도 상승했다.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아파트 전세가율은 52.2%로 2022년 12월 이후 1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세매물이 급격히 줄어든 것도 전셋값 상승을 부채질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서울아파트 전세매물은 3만4501건으로 1년전 5만1938건보다 33.6% 감소했다.

    시장에선 매물 부족과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봄 이사철 전세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평년보다 급감한 입주물량이 전세대란 뇌관으로 지목된다.

    부동산R114 조사결과 올해 서울아파트 입주물량은 약 1만1000가구로 지난해 3만2000가구대비 2만1000가구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 및 공급물량은 당분간 하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토연구원은 지난해 인허가 기준 주택 공급실적이 38만9000가구로 정부계획물량(47만가구)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특히 서울은 2만6000가구로 목표치인 8만가구에 크게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초구 C공인 관계자는 "매년 2월에는 매매·전세거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올해는 전세수요만 급격히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요대비 입주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전세시장 불안정성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세사기 문제로 연립주택이나 오피스텔 선호도가 줄고 반대급부로 아파트 수요가 늘어난 것도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