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적 기재 도입, 중·장거리 노선 확대 결실5월 LCC 첫 유럽노선 인천~크로아티아 취항6월 이후 파리, 로마 등 이관받아 영역 확장
  •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가 ‘장거리 LCC(저비용항공사)’ 꿈을 이루게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장거리 노선 이관을 고려한 중·대형기 도입, 중·장거리 노선 확대 등 선제적 노력이 결실을 보게 되는 것.

    15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이르면 오는 6월 대한항공이 취항 중인 유럽 4개 노선(파리, 프랑크푸르트, 로마, 바르셀로나)에 취항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으로부터 항공기와 조종사를 지원받고, 현지에서 지상직 직원을 채용하는 등 운항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정홍근 대표가 그려온 ‘큰 그림’이 완성을 눈앞에 둔 모습이다. 정 대표는 LCC 최초로 FSC(대형항공사) 텃밭인 장거리 노선으로 영역을 넓히는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해왔다. 경쟁이 과열된 단거리 노선으로는 지속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티웨이항공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2년 3월 대형항공기 A330-300을 3대나 도입하며 업계 이목을 끌었다. 당시 적자가 지속된 상황에서 무리한 도입 아니냐는 시선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A330-300은 티웨이항공 실적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티웨이항공은 2022년 5월 인천~싱가포르 노선을 시작으로 7월 몽골, 12월 호주에 취항하며 변신에 속도를 냈다. 인천~시드니 노선은 티웨이항공의 첫 장거리 노선 진출이자 국내 LCC로서는 최초 진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선제적으로 도입한 A330-300 기반 중·장거리 노선 확장으로 2022년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5260억원을 달성했다. 이어 지난해 매출이 1조3210억원으로 급증하며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매출 기준 제주항공에 이어 LCC 2위 자리도 차지했다.

    정 대표의 장거리 노선 확장 전략은 특히 EU(유럽연합)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조건부 승인하는 데에 주효한 역할을 했다. EU 집행위원회(EC)가 경쟁제한을 우려한 유럽노선을 이관받을 대안으로 지목되며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의 안정적인 유럽노선 운항을 위해 A330-200 여객기 5대와 운항승무원 100여명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해 11월 EC에 제출한 시정조치안에도 담겼다. A330-200은 티웨이항공이 보유한 A330-300보다 동체가 짧아 더 멀리 날 수 있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으로부터 이관받는 유럽 4개 노선에 앞서 오는 5월 16일부터 인천~자그레브(크로아티아) 노선에 취항한다. 국내 LCC가 유럽노선에 취항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크로아티아 노선은 주 3회 일정으로, A330-300 항공기가 투입된다.

    티웨이항공은 유럽노선 취항을 위해 추가 기재 확보와 인력 충원 등 투자도 지속할 예정이다. 올해 B737-800 2대, B737-8 3대, A330-300 3대를 늘리고 B737-800 1대를 반납하며 항공기를 7대 늘릴 계획이다.

    유럽노선 운항에 따라 티웨이항공의 매출 규모도 확대가 예상된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노선은 연환산 기준 4500억~5000억원 수준의 매출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이는 올해 티웨이항공의 매출 추정치를 31~35% 증가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