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가계 빚 1886.4조…1분기만에 역대 최대치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기준 가계부채 규모가 역대 최대인 1886조 4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4분기 중 증가 폭은 8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축소됐다.

특히 올해 금리인하 등 영향으로 가계대출 급증 현상이 나타날 경우 가계 빚이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으로 가계신용 잔액은 1886조 4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에 비해 8조원 증가했다.

이로써 가계신용 잔액은 지난해 3분기(1875조 6000억원) 이후 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만 증가폭은 직전 분기 17조원과 비교해 대폭 축소됐다.

가계신용은 일반 가정이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거나(가계대출) 외상으로 물품을 산 대금(판매신용) 등을 모두 합한 금액이다.

가계신용이 늘어난 것은 가계신용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4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1769억3000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6조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3분기째 증가세다. 

가계대출 역시 직전분기(+14조4000억원)와 비교하면 증가폭 둔화가 눈에 띄었다. 

서정석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지난해 4분기 정책모기지(특례보금자리론 등) 공급속도 조절과 개별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의 축소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폭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예금취급기관 중 예금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12조 7000억원이 늘고, 기타대출이 1조 3000억원 줄면서 증가 폭이 11조4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주담대 잔액(+2000억원)이 소폭 늘고 기타대출 잔액(-6조원)이 상대적으로 크게 감소해 전체 감소규모가 5조 8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기타금융기관의 경우 주담대(2조 3000억원)는 늘었으나 기타대출 등이 감소하며 증가규모가 1조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4분기 말 판매신용 증감액은 여신전문회사(+1조 4000억원)를 중심으로 전분기 말 대비 1조 5000억원 늘어난 118조 1000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