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세 … 내수는 연이어 부진"내수활성화 없이는 경기부양 한계"가계부채·고금리 … 소비여력 감소물가 상승 우려에 금리 인하도 고심
  • ▲ ⓒ뉴시스
    ▲ ⓒ뉴시스
    한국 경제의 주요 지표가 갈리면서 경기 회복이 갈림길에 서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출은 늘어났지만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양상 때문이다. 이에 경제 회복이 내수 활성화에 달렸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11일 한국경제연구원(KDI) '경제동향 3월호'에 따르면 수출은 작년 10월부터 상승세를 보이며 올해 2월에는 일평균 수출액 25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2.5% 높은 수치다.

    특히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66.7%로 2017년 10월(69.6%) 이후 최대치였다. 

    KDI는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수출 회복세로 경기 부진 완화가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고금리 고물가 시대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이 경제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반면 내수는 연이어 부진하면서 우리 경제에 큰 손실을 내줬다. 

    지난해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보다 1.4% 하락하며 2022년(-0.3%)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했다. 특히 상품 소비를 보면 국내승용차(10.0%)는 증가했으나, 음식료품(-18.5%)은 줄어들면서 전체 소매 판매(-0.6%→-3.4%) 감소 폭은 확대됐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들어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내수 활성화 없이는 경기 부양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가계마다 부채가 너무 많이 쌓여있어서 이자로 나가게 되는 돈이 많다"며 "그만큼 소비에 쓸 자금은 줄어들고 내수가 활성화될 여지가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한국 가구의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8년 138.5%에서 2022년 203.7%로 지난 14년간 65.2%p 늘어났다.

    3.50%에 달하는 높은 기준금리 역시 내수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고금리로 인해 가계와 개인사업자의 대출 연체율 높아져 내수 부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KDI는 "고금리 기조에 따른 지출 여력 축소와 공급 여건 악화로 인한 일부 품목의 물가 상승 폭 확대는 소비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내수 회복을 위해서는 금리를 낮춰 소비를 유도해야 하지만, 자칫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어 당장 금리 인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물가가 더 오른다면 소비심리는 더욱 위축될 수 있다.

    김 교수는 "미국이 만약 하반기에 금리를 내리더라도 우리가 곧바로 따라 내리기는 힘들 것"이라면서도 "한국은행법 제1조가 물가 안정인 만큼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물가가 지속해서 가파르게 오른다면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소비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