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크레소티, 약국에 AI서비스 적용 추진병원 의약품·기자재 구매대행, 3자물류·4자물류사업도 확대자회사 듀켐바이오 활용 방사성의약품 사업역량 강화최대주주 블랙스톤, MBK파트너스와 매각협상 중희망 몸값 2조원대… 낮은 수익성 만회 위한 사업다각화 분석
  • ▲ ⓒ지오영 제공
    ▲ ⓒ지오영 제공
    국내 의약품 유통 1위 기업 지오영이 수익성 제고를 위해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수익률이 낮은 의약품 유통사업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인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매각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몸값을 극대화하기 위한 행보라는 시선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오영의 자회사 크레소티가 약국에 AI(인공지능)서비스 적용을 추진한다. 크레소티는 약국 의약품 결제시스템 ‘팜페이 서비스’, 약국 전용 포스(POS) 시스템 ‘캣포스’, 의약품 자동주문시스템 ‘팜오더’ 등 약국 내 의약품 유통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약국에 24시간 365일 업무가 가능한 AI 담당자를 생성하는 생성 AI서비스 ‘AI워크센터’ 구축을 위해 국내 AI기업 플루닛과 협력할 예정이다. 크레소티는 전국 1만4000여개의 거래 약국에 AI워크센터를 적용해 약국의 서비스 만족도와 업무효율성을 높이는 게 목표다.

    크레소티는 매출 규모면에서 지오영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약국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해 비용 절감 및 효율성 제고 솔루션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주요 사업인 의약품 유통사업 유지 및 고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기존과 다른 방식을 도입하고 신사업에 나서는 것은 지오영그룹 내부에서도 수익성 고민이 크기 때문이다.

    주력 자회사인 지오영만 해도 2022년 매출 2조8605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이익 602억원을 내는 데 그쳐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2.1%를 기록했다. 국내 의약품 유통업계의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 1.9%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오영은 국내 최고 수준의 의약품 물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의약품 유통에만 머물지 않고 병원 의약품·기자재 GPO(구매대행)사업, 3자물류(3PL)·4자물류(4PL)사업을 통한 수익구조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지오영은 올 8월 인천에 완공할 ‘수도권 뉴 허브센터’를 포함하면 전국에 45개의 물류센터를 두게 된다. 특히 기존 수도권 허브센터는 글로벌 수준의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스마트물류센터 인증을 받았고 천안물류센터는 냉장 및 냉동의약품 유통을 위한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췄다.

    이밖에 의약품 유통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의약품 개발 및 생산으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기존 케어캠프에서 각종 암 진단 및 질환 조기 진단에 활용되는 방사성의약품을 제조하는 사업을 해 왔는데 2020년 인수한 듀켐바이오와 합병함으로써 방사성의약품 사업 역량을 한층 강화했다. 듀켐바이오는 방사성의약품 생산·개발뿐만 아니라 조영제 판매, PET-CT·CT·선형가속치료기 등의 장비를 병원과 공동 운영하는 사업도 한다. 여기에 듀켐바이오가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이어서 지오영이 보유한 듀켐바이오 지분가치도 높아질 여지도 크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오영그룹의 사업다각화 행보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한 기업 경영전략의 핵심이기도 하지만 최대주주가 매각을 추진하면서 몸값을 띄우기 위한 전략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지오영그룹의 최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 블랙스톤은 지난해 7월부터 지오영그룹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뒤 매각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매각대금으로 2조원대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랙스톤은 2019년 지오영그룹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때 1조1000억원을 투자했다.

    사모펀드는 통상 지분 투자 후 4~5년 안에 이익실현에 나서는데 블랙스톤은 투자 5년 만에 2배 수준의 투자수익을 노리고 있는 셈이다.

    블랙스톤 관계자는 “다른 투자기업에 대해서는 5년 이상 보유한 적도 있다”면서 “지오영그룹 투자에서 5년 내 엑시트 조항이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