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證 금융노조 기자회견…"내부 출신 후보 불합당"농협중앙회장 유찬형 낙점…금감원은 "관여해선 안 돼" 경고이날 오후 최종 후보자 선정…26일 주주총회서 공식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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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의 수장 자리를 둘러싼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정영채 사장 후임 인선을 놓고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 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합당한 후보를 찾아내고 제대로 된 사람을 선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앞서 NH투자증권은 최근 임추위를 통해 차기 사장 후보에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윤병운 NH투자증권 IB총괄 대표(부사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등 총 3인을 선정했다.이날 노조 측은 특히 회사가 정영채 사장의 자리를 윤병운 부사장에게 물려주려 한다고 비판했다. 정영채 사장이 전통 'IB맨'으로 불린 인물이었던 만큼, IB 사업부를 총괄하는 윤 부사장에게 본인의 자리를 물려주기 위해 회사의 모든 인적자원과 물적자원을 동원한다는 주장이다.이와 더불어 회사가 합당한 후보로 숏리스트를 다시 꾸려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가 아닌 그다음 주주총회에서 합당한 사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노조는 "정영채 사장의 왕국이 아닌 NH투자증권으로 각 사업부 직원이 본인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더 열심히 했을 때 임원이 될 수 있고 부서장이 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사장 선임이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현 숏리스트 후보들이 직원들이 믿고 따르지 못하는 사장 후보라면 성급하게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며 "이번 주주총회가 아니라도 심사숙고해 다음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하는 방안까지 고민해 진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이에 회사 관계자는 "차기 CEO 최종후보를 선정하는 임추위가 있는 날에 맞춰 노조가 특정 후보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는 것은 임추위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의사결정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 적절치 못하다"고 밝혔다.한편 이날 제25대 농협중앙회 회장에 오른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차기 NH투자증권 사장으로 강력하게 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회장은 강호동 회장의 선거를 도운 핵심 인물로, 강 회장의 신임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반면 농협금융지주는 증권 전문가인 윤병운 부사장이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중앙회와 금융지주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상황이다.여기에 금융감독원이 강 회장이 업무를 시작한 지난 7일 NH농협금융지주와 계열사 검사에 착수하면서 NH투자증권 차기 사장 인선은 더욱 불투명해진 상황이다.금감원은 농협중앙회가 NH투자증권 대표 선임에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차기 대표 인선 절차의 적절성을 포함해 지배구조를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당국이 유찬형 전 부회장의 선임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증권업계 관계자는 "농협중앙회는 NH투자증권 경영의 독립성을 보장하기보단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 확대를 위해 농협맨을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유 전 부회장은 증권업 경력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라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윤병운 부사장은 이른바 정영채 사단이자 정 사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인물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NH투자증권 IB 전성기를 이끌고 유지한 인물로서 회사의 수익성 중심의 경영 철학을 이어가기엔 적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한편 NH투자증권은 이날 열릴 예정인 임추위와 임시 이사회를 통해 세 명의 후보 중 한 명을 사장 후보로 선정하고, 이달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