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다음주 중 2분기 전기요금 발표 예상한전, 전년比 손실 28兆 줄었지만 3년 연속 적자"어떤 부담이 얼마나 클지 비용과 편익 따져봐야"
  • ▲ 전기계량기. ⓒ뉴데일리DB
    ▲ 전기계량기. ⓒ뉴데일리DB
    올해 2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동결할 시 상대적으로 낮은 전기요금이 미국 상무부의 '관세폭탄'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어 정부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올 2분기 전기요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 조정요금 등으로 구성된다.

    매 분기 시작 전 달 21일까지 정해지는 연료비조정단가는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전기요금에 탄력적으로 반영한다.

    한전은 지난해 1·2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했고 3분기는 동결한 바 있다. 4분기에는 대기업에 적용하는 산업용만 ㎾h당 10.6원 올렸다. 올 2분기 요금이 1분기 수준을 유지한다면 일반 가정에서는 세 분기 연속 요금이 동결되는 셈이다.

    한전 입장에서는 누적 적자 해소를 위해서라도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달 23일 발표된 한전 공시를 보면 지난 한 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4조5691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최근 3년간 적자를 보면 2021년 5조8465억 원, 2022년 32조6034억 원 수준이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28조 원가량 줄었지만 한전이 3년 연속 영업 적자를 낸 것은 1961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역대 최악의 적자를 기록 중인 한전이지만, 이같이 영업손실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전기요금 인상과 국제 연료 가격 하락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한전 측은 "국제유가 등 연료 가격 안정화 추세에 따라 경영 환경이 나아지고 있다"며 "비핵심 자산매각 등 재정 건전화 계획을 이행해 경영정상화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4·10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이 자칫 집권여당과 정부에 부정적인 여론을 만들 수 있어 동결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4일부터 영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전기요금 특별지원사업 2차 접수도 시작했다. 연 매출액 3000만 원 이하 영세 사업자를 대상으로 최대 연 20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해 전기요금 지원 사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 요금 인상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다만 요금 동결 시 미국으로부터 관세폭탄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의하면 미국 상무보는 지난해 9월 관보를 통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후판(두께 6㎜ 이상의 철판)에 각각 1.1%의 상계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표했다.

    상계관세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출국에 매기는 차별 관세다. 수출국이 보조금을 지급해 특정 물품의 가격을 낮출 경우 자국 제품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부과한다. 미 상무부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사실상 간접적인 보조금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기요금을 인상할지 동결할지는 유가나 가스 가격, 한전의 적자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며 "불가피하게 한전이 충격을 흡수하더라도 적자 폭이 점점 커진다면 (손실분을) 요금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계관세의 경우 비용과 편익을 따져 어떤 부담이 얼마나 클지 지켜봐야 할 문제"라며 "몇 개 기업 때문에 경제 전체를 바꿀 수는 없기 때문에 변화가 예상되는 여러 요인을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