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국내 초대형 점유율 우리가 더 높아" 주장LG "자사 점유율 75%인데… 근거 신뢰 어려워" 받아쳐5년 전엔 8K TV 화질 싸움… 침체된 TV시장서 점유율 경쟁 치열
  • ▲ 2024년형 삼성 QLED 8K 제품을 소개하는 용석우 삼성전자 사장 ⓒ삼성전자
    ▲ 2024년형 삼성 QLED 8K 제품을 소개하는 용석우 삼성전자 사장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가세하며 판이 커진 OLED TV 시장에서 후발주자 삼성이 점유율 승부에 불을 붙였다. 77인치 이상 초대형 OLED서 '원조' LG 점유율을 넘어섰다고 밝힌 삼성전자를 LG가 곧바로 반박하고 나서면서 과거 벌어졌던 양사 간 TV전쟁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1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24년 TV 신제품을 본격 출시하는 과정에서 OLED TV 점유율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발단은 삼성의 TV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시작됐다.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TV 신제품 론칭 기념행사 '언박스&디스커버 2024'에서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77인치 초대형 OLED에서는 이미 경쟁사(LG전자) 점유율을 넘어섰다"고 발언해 주목받았다.

    용 사장의 발언 직후 김철기 부사장은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논란에 대비해 부연 설명에 나섰다. 

    김 부사장은 "방금 말한 OLED 77인치는 한국 기준이고 글로벌 기준으로는 아직 소폭 차이가 있다"며 "지난 2022년 OLED를 처음 출시하면서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판매했고 작년에서야 글로벌 전반으로 판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라인업이 확대되는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OLED 점유율 차이를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 2024년형 LG 올레드 에보(G4) 제품 이미지 ⓒLG전자
    ▲ 2024년형 LG 올레드 에보(G4) 제품 이미지 ⓒLG전자
    이 같은 삼성의 발언에 LG는 발끈했다. OLED TV 원조이자 2년 전 삼성이 시장에 진입하기 전에는 물론이고 삼성 진입 이후에도 여전히 초대형 OLED에서 LG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LG전자는 TV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물론이고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자사의 77인치 이상 초대형 OLED '출하량' 점유율이 75.1%로 삼성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위에 올랐지만 점유율은 15.1%였다.

    '매출' 기준 점유율로도 LG와 삼성의 격차는 크다고 전했다. LG전자는 74.6%, 삼성전자는 15.9%로 출하량 기준 점유율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를 나타냈다.

    삼성은 LG가 제시한 옴디아 수치 대신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GfK의 집계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GfK 또한 가전이나 TV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등의 현황을 분석하는 조사기관이긴 하지만 삼성전자와 함께 가전과 TV 양대산맥인 LG전자 판매량 데이터가 제대로 집계되지 않는 곳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과 LG는 과거에도 TV 점유율이나 화질, 기능 등을 두고 공방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 2019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에서는 8K TV 화질을 두고 삼성과 LG가 날 선 비판을 주고 받다가 이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주최측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의 중재로 비방전을 중단했던 경험이 있다.

    올해는 글로벌 TV시장이 극심한 수요 침체로 고민하는 상황에서 삼성과 LG 어느 쪽도 OLED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가 높아지면서 다시 한번 신경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TV 시장 출하량은 전년 대비 2.7% 역성장을 기록하며 최근 10년 이래 가장 적은 수치인 1억 9500만 대로 나타났다.

    삼성과 LG의 TV사업도 지난해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TV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와 생활가전사업부는 500억 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LG전자 TV사업 담당인 HE사업본부도 같은 기간 4조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도 722억 원의 손실을 기록해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