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평균월급 韓 399만원 vs 日 379만원 … 대·중소기업 모두 높아노동생산성 韓 49.4달러 vs 日 53.2달러 … 경직된 노동시장 원인으로 지목과도한 노동 규제도 문제 … 한경협 "규제혁신 부족, 기업 조세부담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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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직장인 평균 월급(399만 원)이 처음으로 일본(379만 원)을 추월했지만, 노동생산성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 17일 '한·일 임금 현황 추이 국제비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10인 이상 기업의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2002년 179만8000원에서 2022년 399만8000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일본은 285만4000원에서 379만1000원으로 늘었다.

    우리나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모두 일본을 앞질렀다. 2022년 기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월 임금은 588만4000원과 443만4000원으로, 일본(438만6000원·326만9000)보다 높았다.

    대기업 임금을 100으로 할 때 중소기업 임금 수준은 우리나라가 57.7로 일본(73.7)보다 낮았다. 일본보다 우리나라의 임금 격차가 심한 것이다.

    임금 격차뿐 아니라 낮은 노동생산성도 문제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49.4달러인 데 반해 일본은 53.2달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64.7달러로, 우리나라는 OECD 37개 회원국 중 33위다. 1위인 아일랜드(155.5달러)와 비교하면 30% 수준에 그친다.

    낮은 노동생산성의 원인으로는 경직된 노동시장이 우선 꼽힌다.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지난달 발표한 '2024 경제자유지수(Index of Economic Freedom)'를 보면 우리나라 노동시장 자유도는 184개국 중 87위로 부자유 등급을 받았다.

    이 보고서는 184개국을 대상으로 ▲법치주의(재산권, 청렴도, 사법효과성) ▲규제 효율성(기업환경, 노동시장, 통화) ▲정부 규모(조세, 정부지출, 재정건전성) ▲시장 개방성(무역, 투자, 금융) 등 4개 분야 12개 항목의 점수를 매겨 5단계 등급으로 발표한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57.2점으로 주요 7개국(G7) 중 독일(53.7)을 제외하면 가장 낮다. 노동시장 항목에는 근로 시간, 채용, 해고 등의 항목이 포함된다. 한국은 2005년 이 항목이 신설된 이후 계속 부자유 또는 억압 등급을 받았다. 특히 헤리티지 재단은 "강성노조가 기업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시장에 대한 과도한 규제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발표한 '총요소생산성 현황과 경쟁력 비교' 보고서에선 과도한 규제환경이 총요소생산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3년 기준 미국의 총요소생산성을 1로 두었을 때 한국은 0.614로 미국의 61.4%에 불과했다. 주요 5개국(G5)의 평균인 0.856에도 크게 뒤처졌다.

    총요소생산성이란 노동생산성과 달리 실제 투입이 가능한 노동·인적자본·물적자본 외에 경영혁신·제도개선·기술발전 등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 생산하는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노동생산성보다 한 국가의 잠재적인 경제 생산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

    한국의 규제개혁 지수는 2021년 기준 1.10로, G5 평균(1.43)에 못미쳤다. 한경협은 "한국이 주요국에 비해 민간 경제활동 촉진을 위한 규제혁신 노력이 부족하고, 기업의 조세부담이 높아 전반적인 기업 경영환경이 열위에 놓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