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거래소 주요 관계자 올해 첫 출장 완료이복현 금감원장도 5월 미국 출장길 예정국내선 밸류업 전담TF 신설, 증시 안정화 속도 중
  • ▲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8일 오전 태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금융위원회
    ▲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8일 오전 태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금융위원회
    금융당국 수장들이 적극적인 '금융 외교'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해외 '큰 손' 투자자들의 유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국내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해외에 적극 알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힘을 보태겠다는 방침이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 수장들의 해외 출장길이 이어지고 있다. 첫 번째 스타트를 끊은 건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달 말께 '세계 3대' 금융 중심지 중 하나인 싱가포르와 태국을 잇따라 방문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신설한 '금융국제화 대응단'의 단장으로 맡아 중앙아시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 동남아시아(인니·베트남·홍콩)를 방문한 바 있다. 

    김 부위원장은 싱가포르에서 해외 기관투자자들과 만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주요내용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싱가포르 은행연합회 양해각서 체결식에도 참석했다. 

    태국에서는 세타풋 태국 중앙은행 총재 증권거래위원회 의장을 만나 각 국간 우호 관계를 다졌다. 태국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금융회사들을 만나 K금융과의 협력에도 앞장섰다. 금융위는 태국이 동남아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크다는 점에서 이번 출장길은 국내 금융회사들의 태국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김 부위원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건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었다. 그는 취임 한 달도 안 돼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 10일 미국 플로리다주 보카라톤에서 열리는 국제파생상품협회(FIA) 국제 파생상품 컨퍼런스에 참석해 주요 해외 거래소 경영진 등을 만났다. 

    정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프레드릭 톰직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사장과 유럽파생상품거래소(EUREX),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경영진 등을 만나 거래소가 추진하는 협력 사업의 진행 경과를 점검하고 신규 협업 가능성 등을 논의했다.

    나아가 뉴욕증권거래소(NYSE)도 방문해 존 터틀 부이사장과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등에 관한 의견을 추가로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JP모건 등 글로벌 기관투자가 등을 대상으로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외국인 투자등록제도 폐지 등의 제도 개선 사항을 알리며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평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시아를 비롯해 미국, 유럽 시장에서 'K-금융' 세일즈를 직접 지원하는 게 향후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해외 로드쇼, 국제 컨퍼런스 참가 등을 통해 한국 증권·파생상품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글로벌 투자자 유치 활동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동원 원장도 오는 5월 유럽 출장길이 예정됐다. 당초 이 원장은 김 부위원장과 정 이사장과 마찬가지로 연초 비슷한 시기에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계기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위기가 커지며 해외출장 일정을 보류했다. 

    행사에 동행할 최종 명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함께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서는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이 동행하기로 했다.

    이 원장은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SEC 게리 겐슬러 위원장과 만나 가상자산 이슈, 비트코인 현물 ETF 등 눈높이를 맞출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자세한 일정과 논의 주제 등은 현재 미국 금융당국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해외 출장 목적은 하나다.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노력을 소개하고 해외 투자자들의 국내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앞서 정부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전격 공개하고 증시 부양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은 밸류업 전담 TF를 구성해 밸류업 정책과의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다. TF는 기업가치 제고계획 모니터링, 정기평가, 분석, 인센티브·지원사업 운영, 밸류업 자문단 지원 등 정책 전반에 걸친 부문을 논의할 예정이다.

    거래소 측은 "주주가치 제고 등 자본시장 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과 세제 인센티브 도입 등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며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중장기 과제로 삼고 증시 활황을 이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