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당 9164.5달러… 11개월 최고가中 제련소들 릴레이 감산韓 배터리·동박 업계 비상
  • ▲ 전기차 배터리 동박
    ▲ 전기차 배터리 동박
    중국이 구리 감산에 나서면서 ‘K-배터리’에 비상등이 커졌다. 

    21일 런던금속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구리 가격은 톤당 9164.5달러까지 치솟아 11개월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 대형 구리 제련업체들이 이달 이례적으로 감산에 합의한 여파다. 중국은 적극적인 신재생에너지 정책 기조에 따라 공격적으로 구리 제련소 증설을 이어왔다. 

    하지만 중국 내 구리 제련소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제련 공급이 수요를 초과했고, 이에 구리 제련비가 지난달 13년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국 구리 제련업체 곡소리에 사실상 정부에서 감산을 허가한 셈이다.

    중국의 갑작스러운 감산에 이미 위태로운 구리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K-배터리’가 피해 사정권에 놓이게 됐다. 구리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부품인 ‘동박’의 원재료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동박은 배터리 원가의 약 8%를 차지한다. 전기차 한 대당 동박 약 40kg 정도가 사용된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올해 세계 구리 공급량이 약 50만톤 부족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세계 최대 구리 광산중 하나인 파나마의 ‘코브레’ 광산이 환경 및 법적 문제로 가동을 중단하는 등 구리 채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구리 제련업체들은 아직 구체적인 감산 계획을 밝히지 않았으나, 대규모로 이뤄질 시 현재 진행형인 구리 공급망 차질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들은 동박에 ‘판가 연동제’를 적용하고 있어 구리 가격 급등에 대비된 상태다. 하지만 구리 공급망 자체에 문제가 생길 시 배터리 제조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매출 감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구리 가격이 지금처럼 천정부지로 치솟으면 고객사 입장에서 제품 구매를 주저할 수 있다는 우려다.

    동박 업계 관계자는 “구리 가격이 뛰면 제품 판가도 뛴다”며 “전기차 시장 침체로 가뜩이나 제품 수요가 안 좋은데, 가격이 인상되면 수요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주요 동박 생산업체는 대표적으로 SKC의 자회사 SK넥실리스, 고려아연, 솔루스첨단소재, 롯데케미칼의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