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주총서 분기배당 도입 등 3개 안건 원안대로 가결외부 피켓시위, 낙하산 인사 비판·구조조정 우려제기김영 대표, 주주가치 제고·AICT 컴퍼니 도약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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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주총 현장은 안팎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외부에서는 새노조를 중심으로 한 피켓시위가 진행됐고, 내부에서도 의결 과정에서 고성이 오갔다.

    28일 오전 9시 예정된 주주총회 개최에 앞서 한 시간여 전부터 KT연구개발센터 주변은 사람들로 붐볐다. 건물을 둘러싸고 수 십명의 경호원들이 삼엄한 경계를 이어갔다.

    정문 앞에서는 2노조를 중심으로 한 피켓시위가 진행됐다. 이들이 내건 플래카드에는 ‘KT의 정상화를 바라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들어라’를 비롯해 ‘협력보다는 실적 강요’, ‘여전히 검찰 낙하산 인사 강행’ 등 내용이 적혔다. 이들은 빗속에서도 준비한 구호를 외치며 목소리를 높였다.

    2노조 측은 지난해 김영섭 KT 대표 취임 때 기자회견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요구했으나 변화된 게 없다며 비판했다. 2노조 관계자는 “민영화 이후에도 정권 낙하산 인사가 계속되고 있다”며 “사장을 비롯해 주요 임원과 자회사 대표까지 정권과 검찰 출신 인물이 대거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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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 내부로 들어가니 외부와는 다른 차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복도에서는 주주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강당 내부에서는 행사 진행에 앞서 올해 MWC에서 KT의 달라진 위상과 성과를 보여주는 영상이 상영됐다.

    취임 이후 처음 주총에 나선 김영섭 KT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는 위기를 극복하고, 선진화된 경영과 견고한 실적으로 저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통신 기반에 AI를 더해 AICT 기업으로 빠르게 혁신하며 성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의사 진행 과정에서 주주들로부터 다양한 질문이 나왔다. 정치권과 검찰 등 주요 임원과 자회사 대표가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과 더불어 직원들의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도 엿볼 수 있었다.

    한 주주는 검찰 출신과 정치권 낙하산 인사로 분류되는 임원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며 영입한 이유를 물었다. 다른 주주는 외부에서 대표가 영입될 때마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었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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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대표는 관련 의혹과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검찰 출신이기 때문에 영입한 건 아니고, 전문성을 고려해 그 보직에 맞는 인물을 합리적으로 선발했다”며 “전 임직원이 있는 자리에서 인위적인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해 선을 그은 바 있다. 다만 혁신을 위해서는 합리적인 순리에 따르는 정도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의결 과정에서 발언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 정책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내는 주주들도 적지 않았다. 배당 정책이 명확한 데 비해 저평가된 것 같아서 투자하게 됐다거나,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을 보면서 투자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는 식이다. 배당이 잘 이뤄지고 있어서 만족하고 있고, 주주환원 정책도 명확하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주식을 보유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일부 주주들은 장내에서 발언권 없이 목소리를 키우며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었다. 한 주주는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찬성하는 발언을 이어가자 ‘연습많이 했네’ 하며 비꼬기도 했다. 사업보고서에 대한 질의를 했던 주주는 제대로 답변을 받지 못하자 불만을 나타냈다.

    폐회 이후 장내를 빠져나가는 주주들은 대체적으로 이번 주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50대 남성 주주는 “합리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하며 대체적으로 원만하게 진행됐다”며 “회사에 대한 불만을 제기할 수는 있는데 시위나 장내 소동 등 일각에서 표현하는 방식에서 불편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상정된 분기배당 도입 등 3개 안건은 원안대로 승인됐다. 주당 배당금은 1960원으로 확정됐으며, 4월 26일 지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