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 AI 로봇청소기·음성인식 선풍기 등 상반기 출시코로나19 이후 업황 둔화… 소비침체 속 생존 '안간힘'소형가전, 불경기에도 판매 증가… 신기술로 MZ겨냥
  • ▲ 청호나이스의 올인원 물걸레 로봇청소기.ⓒ청호나이스
    ▲ 청호나이스의 올인원 물걸레 로봇청소기.ⓒ청호나이스
    부진한 중견 가전업계가 혁신기술을 접목한 신제품을 앞다퉈 선보이며 돌파구 찾기에 나서고 있다. 경기침체에 따라 대형가전 판매는 줄어드는 추세지만 생활 편의성을 돕는 소형가전 판매는 증가하고 있어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신일전자(이하 신일)는 지난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상반기 인공지능(AI) 적용 로봇 청소기 등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김영 회장은 “계절 가전 부문에서 이미 입증된 우수한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생활 가전 신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올 상반기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한 로봇청소기, 음성인식 선풍기 및 신개념 큐브 서큘레이터 등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일의 주력상품은 ‘선풍기’로 비중이 크다. 지난해 기준 매출의 52.1%가 선풍기에서 나올 정도다. 그러나 지난 2019년 종합가전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하고 일반 가전제품 다변화에도 나서고 있다. 

    혁신기술에 꽂힌 것은 신일 뿐만이 아니다. 정수기로 잘 알려진 청호나이스는 최근 ‘AI 모션 필로우’와 ‘올인원 물걸레 로봇청소기’를 출시했다. 기술적 환경 변화와 함께 가속화되고 있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비 패턴 변화에 따라 이들 신제품을 출시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AI 모션필로우는 코골이 파장과 패턴을 분석 및 학습하고 반응하는 AI가 탑재돼 있어 코골이 감지 시 에어백이 부풀어 올라 코골이 완화에 도움을 준다. 올인원 물걸레 로봇청소기는 스마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원격으로 구역별 이름 지정과 청소 시 순서 그리고 청소 횟수에 대해 사용자 지정이 가능하다. 로봇청소기가 가지 말아야 하는 공간에 대한 금지구역까지도 설정할 수 있다.

    쿠쿠도 이달 초 헤어스타일링 기기 ‘리네이처 제트스타일러S 스트레이트너’ 헤어아이론을 선보였다. 쿠쿠가 헤어아이론을 출시한 것은 브랜드 최초다. ‘정밀 온도 제어 시스템’과 ‘듀얼 히터’ 기능을 갖췄다는 점이 특징이다. 듀얼 히터 기능으로 전원 연결 후 14초 만에 빠르게 예열(140℃ 기준)이 가능하고, 정밀 온도 제어시스템은 열판의 온도를 초당 150회 이상 감지해 열판의 온도 차이를 1℃ 미만으로 일정하게 유지시킨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해 헤어아이론이 닫힌 상태이거나 열린 상태일 때 아무런 동작이 없으면 일정 시간 후에 슬리핑 모드로 변환되는 ‘모션 인식형 슬리핑 모드’를 장착했다. 인체공학적인 바디 디자인으로 최적의 각도와 손의 악력을 고려해 손에 가해지는 부담도 줄였다. 

    중견가전사들의 이 같은 행보는 실적 개선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팬데믹시기 특수를 누렸던 중견가전업계는 고금리·고물가·강달러 등에 직격타를 맞으며 2022년부터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내수침체가 본격화하면서 경영악화가 본격화했다. 

    위니아의 경우 실적 악화를 견디지 못해 부도를 겪고 새주인 찾기에 나선 상태다. 쿠첸은 지난해 매출액 1539억원, 영업손실 19억원, 당기순손실 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매출액은 6.3%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신일은 지난해 매출액 1842억원, 영업이익 2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9% 줄었고, 영업이익은 28.9% 감소했다. 

    국내 정수기나 공기청정기 시장은 무한경쟁으로 이미 포화상태다. 이에 수익성 개선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경기부진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신규 혁신 제품으로 고객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경기부진에 따라 대형가전 판매는 부진하나 생활 편의를 돕는 소형가전 판매는 증가하는 추세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또한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의 경우 디자인과 혁신기술에 관심이 많고 이색가전에 수요도 높다. 코웨이도 일찌감치 정수기나 공기청정기 외 매트리스, 안마의자, 안마배드 등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어 적극 육성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40~50대가 주요 소비층이었다면 최근에는 MZ세대와 1인 가구 등이 주요 소비자로 떠오르면서 이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면서 “비싼 대형가전의 경우 경기침체에 큰 영향을 받지만 생활 편의를 돕는 소형가전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