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두 달 연속 3%대 기록 … 과일 등 농산물이 오름세 이끌어외식 물가상승률 3.4% … 비빔밥·떡볶이 등 39개 중 25개 평균 웃돌아정부, 농·축·수산물 할인지원 등에 수천억 투입·식품업계 연일 압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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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식ⓒ연합
    최근 먹거리와 외식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정부의 범정부 대응에 나섰다.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가 안정세를 찾지 못한다면 가계 부담으로 이어지고 경제 회복세도 더딜 수밖에 없어 정부로선 부담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품목별 모니터링, 할인 공급 등 다양한 대책이 물가 안정에 충분한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 사과·배·비빔밥 … 끝없이 오르는 먹거리 물가

    3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가 두 달 연속으로 3%대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난달에도 농축수산물이 전체 물가 오름세를 이끌었다.

    농축수산물은 11.7% 상승해 2021년 4월(13.2%)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농산물이 20.5% 올라 전월(20.9%)에 이어 두 달 연속 20%대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사과가 88.2% 상승,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0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배도 87.8% 올랐다.

    먹거리 물가 강세는 비단 신선식품만의 일이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3.4%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인 3.1%보다 0.4%p(포인트) 높았다.

    외식 세부 품목 39개 가운데 64.1%인 25개 물가 상승률은 평균을 웃돌았다. 물가 상승률은 비빔밥이 5.7%로 가장 높고 뒤이어 떡볶이(5.3%), 김밥(5.3%), 냉면(5.2%), 구내식당 식사비(5.1%), 햄버거(5.0%) 등 순이었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1.4%를 기록했지만 평균보다 1.7%포인트 낮았다. 하지만 지난달 가공식품 세부 품목 73개 중에는 35.6%인 26개만 상승률이 평균을 웃돌았다. 특히 지난달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로만 보면 1년 전보다 1.4% 상승했지만 10년 전인 2022년 3월과 비교하면 10.3% 높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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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과ⓒ연합
    ◇ 정부, 3월 연간 물가 정점 … 하반기 안정화 가능할까

    정부는 농·축·수산물 1500억 원을 시중에 투입하며 먹거리 가격 안정화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때까지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 자금을 무제한·무기한으로 투입할 것"이라며 밝혔다.

    정부가 물가 대응 차원에서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와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19개 주요 식품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했다. 사실상 가격 인상을 자제하라는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압박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물가 오름세를 틈탄 업계의 가격 짬짜미 등 부당한 공동 행위가 빈번해지자 공정위가 본격적인 단속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는 전날 돼지고기 납품 가격과 생돈 구매 가격을 담합했다는 의혹을 받는 목우촌·도드람 등 육가공 업체 6곳을 현장조사 중이다. 최근엔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업체를 상대로 설탕 가격 담합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현장조사를 한 바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이 부담을 가지고 있는 건 사과, 양배추 같은 신선식품인데, 가공식품이 되레 압박받고 있다"면서 "원재료비의 가격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생산에 따른 기타 제반 비용들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가격 인하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하반기 들어 안정화할 것으로 봤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날 "추가적 특이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3월에 연간 물가의 정점을 찍고 하반기로 갈수록 빠르게 안정화될 것"이라면서 "2%대 물가가 조속히 안착하도록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원자잿값 인상으로 인한 생산비용 상승이라는 대세적 요인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물가 상승 부담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