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금 최대 한도 1억1000만원 …재무위기 극복 자구책 일환부채 202조·이자비용 4조 넘어 … 작년 9월 비상경영·혁신위 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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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한전)가 창사 이래 역대 최악의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6월15일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30일 한전에 따르면 입사 4년차(근속연수 3년)의 비교적 저연차 직원도 희망퇴직 대상이 된다. 희망퇴직 신청 기간은 30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며 대상자에게는 퇴직금 외에 위로금을 추가로 지급한다.
위로금 재원은 약 122억원으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반납한 2022년도 경영평가성과급으로 마련됐다.한전은 위로금 최대한도를 1억1000만원으로 정해두고 근속 기간에 따라 차등 지급할 방침이다.
명예퇴직 대상이 되는 근속 20년 이상 직원들에게는 명예퇴직금의 50%를 지급한다. 조기퇴직이 가능한 근속 20년 미만의 직원들에게는 근속 기간에 따라 연봉월액의 6개월분인 조기퇴직금의 50∼300%를 지급한다.
신청 인원이 희망퇴직 가능 재원 규모를 초과할 경우 근속 연수 20년 이상 직원을 80% 비율로 채워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다만 급여 반납에 동참한 직원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0%는 입사 4년차에서 20년 미만 직원 중에서 선정할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재무 여건 악화에 따른 경영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희망퇴직 이외에 경영체계 전반에 걸친 과감한 혁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효율적인 조직으로 혁신해 신뢰받는 에너지 공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전의 이같은 움직임은 국제 유가 폭등과 에너지 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력판매 과정에서 역마진 구조가 지속되면서 부채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한전의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202조4000억 원으로 전년 192조8000억 원보다 9조6000억 원쯤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4조4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57% 급증했다. 올해도 이자비용이 4조~5조 원대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전은 지난해 9월 비상경영·혁신위를 꾸리고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8조7000억 원 규모의 재정건전화 계획과 사옥임대 등 혁신계획, 남서울본부 매각 등을 담았다.아울러 올해부터 설·추석 등 명절, 근로자의날, 회사·노조 창립기념일에 지급해온 지원비를 없애기로 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올 초 열린 비상경영·혁신위원회 토론회에서 "한전이 초유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과감한 변화와 근원적 쇄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