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알리·테무와 '자율안전협약' … 위해제품 유통 차단 최소 안전장치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 플랫폼에서 소비자 건강에 해로운 물품과 이른바 '짝퉁' 상품이 판매돼 논란인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보호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C-커머스 플랫폼과 자율협약을 맺고 위해물품 검출시 즉각적인 통지와 판매 중지를 통해 소비자 피해를 막겠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13일 해외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로는 최초로 알리·테무 플랫폼 사업자와 자율 제품안전협약(이하 자율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와 퀸 선 웨일코코리아 대표가 참석했다.

자율협약의 주요 내용은 △위해제품의 유통·판매 차단 및 차단된 제품의 재유통 방지 △위해제품의 리콜이나 시정조치에 대한 소비자 정보 제공 △정부 등에서 운영·제공하는 제품 안전 관련 정보 및 링크, 법령 등을 게시하거나 공지해 입점업체들의 안전한 제품 유통 도모 △정부 등의 위해제품 통보 및 유통·판매 차단 요청을 위한 연락망 제공 △위해제품에 대한 유통·판매 차단 요청 시 위해제품 목록을 신속히 삭제하고, 이행확인 요청에 적극 협조 △위해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의 안전 확보를 위해 정부와 협력범위 사전 협의 △정부 등의 위해제품 관련 요청사항 및 제품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 성실 이행이다.

이번 자율협약은 해외직구 규모 확대와 국내에서 알리·테무 등 중국 온라인 플랫폼의 이용자 수가 증가하면서 해외 직구(직접구매) 플랫폼을 통해 국내에서 유통·판매되는 위해제품으로부터 소비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처로 이루어졌다.

최근 관세청, 서울시 등이 알리·테무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제품 등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실시한 결과, 해당 제품에서 인체에 유해한 다량의 물질이 검출됨에 따라 소비자 안전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을 감안했다.

이날 자율협약은 해외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국내에서 제품안전과 관련해 체결하는 최초의 협약이다.

국내에 진출한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 대해서도 국내 온라인 플랫폼과 동일하게 소비자 안전을 확보하도록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테무는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와 자율협약을 체결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유럽연합(EU)·호주 등 해외에서도 자율협약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통·판매 중인 위해제품을 차단하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는 EU, 호주 정부 등의 위해제품 판매차단 요청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공정위는 이번 자율협약으로 알리·테무 플랫폼 사업자는 정부 등이 제공하는 위해제품 정보를 기반으로 한 자체 모니터링 실시와 정부 등의 외부 모니터링 실시 결과를 바탕으로 위해제품의 유통·판매를 차단한다. 이를 통해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인 위해제품의 유통·판매차단 시스템이 마련될 것으로 공정위는 봤다.

알리·테무 플랫폼 사업자는 소비자24의 위해제품 정보를 기반으로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위해제품이 유통·판매되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하게 된다.

정부 등도 소비자24의 위해제품 정보를 기반으로 알리·테무 플랫폼에서 위해제품이 유통·판매되고 있는지 촘촘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위해제품의 차단이 소홀히 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 등은 모니터링 결과 위해제품의 유통·판매가 확인되면 알리·테무 플랫폼 사업자에게 해당 정보를 제공해 유통·판매 차단조치가 이뤄지도록 한다. 또한 알리·테무 플랫폼 사업자는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위해제품 확인시 자율적으로 유통·판매 차단조치를 실행하게 된다.

공정위는 위해제품 유통·판매 차단시스템 운영 프로세스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자율협약 체결 이후 관계부처, 소비자단체 등과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이번 자율협약은 기존에 체결된 국내 오픈마켓 등과의 자율협약과 함께 온라인 유통거래 전반에서 소비자의 안전을 두텁게 보호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이제 소비자 안전의 확보는 기업이 지속 가능한 경영을 실현하는 데 있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가치로 인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도 소비자로부터 보다 높은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소비자 안전을 확보하는 데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면서 "자율협약식이 안전한 소비생활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 돼 실질적인 소비자 보호대책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