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tv모아 서비스 기술탈취 의혹, 왓챠 “소송 준비 중”앞서 생활연구소도 투자 명목 접근, 기술도용 논란유플러스 “기관에서 해결된 일, 더 말할것 없다”
  • ▲ 왓챠가 제시한 왓챠피디아와 유사한 U+tv모아 서비스의 레이아웃 ⓒ왓챠
    ▲ 왓챠가 제시한 왓챠피디아와 유사한 U+tv모아 서비스의 레이아웃 ⓒ왓챠
    LG유플러스가 중소 업체와 상생을 내세우면서 이면에는 투자를 빌미로 스타트업의 기술과 노하우를 빼돌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OTT 기업 왓챠는 LG유플러스가 기술을 탈취했다는 혐의로 소송을 준비 중이다. 중기부에 신청한 기술침해 신고건도 철회한 상태다. 왓챠 관계자는 “소송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강구할 예정으로 현재 추가되거나 진전된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소송에 앞서 왓챠는 지난해 10월 공정거래위원회에 LG유플러스를 사업활동 방해 혐의로 신고했다. 왓챠 측은 “재정난을 겪는 스타트업의 열악한 지위를 이용해 투자를 빙자한 핵심 영업정보와 기술을 탈취한 갑질행위”라며 “국내 OTT 시장 경쟁을 저해한 것으로서 엄중한 조사와 제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2022년 7월부터 LG유플러스는 왓챠에 투자와 경영권 인수를 제안한 바 있다. 왓챠에 따르면 실사 과정에서 LG유플러스가 기밀자료를 요구해 투자 약속을 믿고 OTT 서비스를 구축한 노하우와 서비스 개발 매뉴얼을 제공했다. 이후 LG유플러스는 지주사 승인을 얻지 못했다며 투자를 철회했다.

    문제는 LG유플러스가 투자 약속을 파기한 뒤 내놓은 자체 OTT 플랫폼 ‘U+tv모아’가 왓챠의 서비스 ‘왓챠피디아’와 높은 유사성을 보인다는 데 있다. 왓챠는 ▲콘텐츠 페이지의 레이아웃 ▲별점 선택 시 자동으로 노출되는 코멘트 작성유도 프로세스 ▲‘감상 가능한 서비스’ 지원 기능 등 사용자 환경도 비슷하게 구성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매각 협상 당시 기술검증 차원에서 제공한 동영상 추천 기술과 OTT 서비스 설계 자료를 기반으로 'U+tv모아' 추천 알고리즘을 구성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왓챠 측은 “서비스의 유사성보다 대기업이 장기간 실사를 거쳐 스타트업의 모든 내부정보를 들여다본 뒤 동일한 업종의 자사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동일한 형태의 서비스에 우리의 기술과 노하우가 적용됐을거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최근 LG유플러스는 중소 사업자와 상생 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U+알뜰폰 참여사업자의 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통합 홈페이지 ‘알뜰폰 파트너스’를 가입과 개통기능을 갖춘 공식몰로 재편했다. 협력사 제안의 날과 협의체 ‘동반성장보드’를 운영하고, 매년 명절때마다 중소 협력사에 납품대금을 조기에 지급하는 상생협력 활동도 지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겉으로는 중소 업체들과 상생을 내걸면서 악의적으로 기술을 탈취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LG유플러스는 왓챠 건 외에도 앞서 2021년 스타트업 ‘생활연구소’와 기술 도용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투자 협상을 한 이후 결렬되자 비슷한 형태의 자사 서비스를 내놓은 과정 자체도 유사하다.

    LG유플러스는 생활연구소와 2019년 5월부터 전략적 투자를 전제로 한 미팅을 진행하면서 서비스에 대한 정보와 핵심 기술을 문의했다. 생활연구소에 따르면 투자가 결렬된 이후 2021년 10월 LG유플러스는 청소연구소 애플리케이션과 사용자 환경을 유사하게 만든 ‘홈인’을 출시했다.

    생활연구소는 LG유플러스의 '홈인' 내 서비스 ▲집중 청소 구역 ▲청소 도구 ▲일정 변경 프로세스 ▲취소 프로세스 ▲매니저 지정 프로세스 ▲집 구성 정보 ▲배지 방식의 리뷰 ▲매칭 정책 등이 청소연구소 서비스와 유사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투자 협상과정에서 LG유플러스가 각종 데이터를 요청한 사실을 밝히며 전략적 투자를 명목으로 영업비밀 침해 의도를 가졌던 것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대기업의 스타트업 서비스 표절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스타트업들이 기술과 서비스를 대기업이 표절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재정 여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이 법적 분쟁에서 이기더라도 처벌 수위가 높지 않다는 점은 소송을 주저하게 되는 이유로 작용한다.

    LG유플러스는 공정위와 중기부 등 분쟁조정기관에서 자사의 손을 들어준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공정위에서 해결이 되지않아 중기부에 기술분쟁조정위를 거쳤지만, 왓챠 측에서 심의 중단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