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브랜드, 2024년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컨퍼런스 열어"브랜드 가치 허울 아냐, 수익·주가에 영향"향후 키워드는 초고령사회·다문화·인공지능
  • ▲ 문지훈 인터브랜드 한국법인 대표. ⓒ인터브랜드
    ▲ 문지훈 인터브랜드 한국법인 대표. ⓒ인터브랜드
    '브랜드 가치(Brand Valuation)'는 허울에 불과할까? 브랜드 가치가 수익과 연관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3일 인터브랜드는 서울시 용산구 소재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제12회 '2024년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Best Korea Brands 2024)'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 날 무대에 오른 문지훈 인터브랜드 한국법인 대표는 "브랜딩은 실제 '주가'에 영향을 준다"며 "인터브랜드가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에 투자를 한 결과 784%의 수익률을 봤다"고 밝혔다.

    문지훈 대표에 따르면 인터브랜드가 선정하는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은 S&P 평균 대비 84% 더 높은 주가 상승을 기록했고,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은 코스피(KOSPI) 평균 대비 41% 높은 주가 상승의 결과를 보여줬다. 

    문 대표는 "똑같은 가격이라도 수요를 더 창출해내는 것이 브랜드이기 때문에 수익과 주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브랜드는 더 큰 사업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게 도울 수 있기에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 ▲ 문지훈 인터브랜드 한국법인 대표. ⓒ인터브랜드
    ▲ 문지훈 인터브랜드 한국법인 대표. ⓒ인터브랜드
    인터브랜드에서 정의하는 브랜드 가치란 특정 브랜드의 자산가치를 화폐가치로 나타낸 것을 말한다. 미래에 브랜드가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의 현재 가치를 나타낸다.

    그 평가 방법은 브랜드 및 재무 자산의 가치평가 방법에 근거하고 있다. 브랜드가 창출하는 재무적 성과를 산출하는 '재무 분석 (Financial Analysis)', 브랜드에 의해 발생한 무형 이익을 산출하는 '브랜드의 역할(Role of Brand) 분석', 브랜드의 위상에 기반해 리스크를 측정하는 '브랜드 강도(Brand Strengths) 분석' 등 3가지가  핵심 요소다.

    그는 "이는 브랜드가 더 이상 소비자만이 아닌 투자자에까지 영향력이 확대됐음을 의미한다"며 "과거와 달리 소비자와 투자자의 경계가 모호해진 만큼, 이제 기업의 브랜딩은 더 이상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나 PR의 영역으로 국한하기보다는 소비자 겸 투자자(Public Investor)도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이 문 대표의 주장이다.
  • ▲ 왼쪽부터 인터브랜드 한국법인 민은정 전무, 황유진 전무, 김원중 상무 ⓒ인터브랜드
    ▲ 왼쪽부터 인터브랜드 한국법인 민은정 전무, 황유진 전무, 김원중 상무 ⓒ인터브랜드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하는 향후 키워드로는 초고령사회, 다문화, 인공지능(AI)이 꼽혔다.

    민은정 CCO(Chief Content Officer)는 "2025년은 대한민국이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게 되는 시기"라며 "이제는 일반적인 나이에 따르는 것이 아닌 취향에 따라 개개인마다 각기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에 끝없는 커스터마이징(주문제작)이 필요하지만 모든 기업이 할 수 있지는 않다"며 "뚜렷한 가치관과 깊이 있는 세계관을 갖춰 연대할 수 있고, 연대할 수 있는 브랜드로 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 CCO가 예시로 들은 브랜드는 '레고'다. '발견과 발명의 열정에는 나이가 없다'고 주장하는 레고는 전 세계에 열렬한 성인 팬(AFOL, Adult Fan Of Lego)를 거느리고 있다. '레고 아이디어' 플랫폼을 통해 팬들이 레고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기도 하다.
  • 김원중 상무는 "2025년은 다문화사회로 진입하는 해이기도 하다"며 "특히 2054년에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560만명, 최대 1100만명, 즉 12~25%가 다문화 구성원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우리처럼 바꾸는 '동화주의'에서 함께하는 '공생주의'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 김 상무는 도브의 캠페인을 예로 들었다.

    도브의 '코드 마이 크라운(Code my Crown)' 캠페인은 게임 내 캐릭터의 외형적인 특징이 특정 인종에 치우쳐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에 흑인들의 머릿결과 스타일이 현실적으로 구현될 수있도록 소스코드 개발해 오픈소스로 내놨다. 인종에 대한 단순한 인식 개선을 넘어 솔루션까지 제시한 사례다.

    또 다른 캠페인인 'AI 시대의 리얼 뷰티(real beauty in the AI age)'는 AI의 편향성을 개선하고자 했다. 도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그려줘'라고 AI에게 명령했을 때 파란 눈의 젊은 백인 여성 이미지만 내놓는 AI의 편향성 문제를 지적했다. 이 캠페인에서 도브는 AI에게 '도브의 '리얼 뷰티(Real Beauty, 진정한 아름다움)' 광고를 기반으로 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 이미지를 요청했고, AI는 인종과 피부색, 연령대, 신체 사이즈, 헤어스타일이 각기 다른 다양한 여성의 이미지를 생성해냈다. 이 캠페인은 "도브는 여성의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왜곡하는 AI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황유진 CCO(Chief Creative Officer)는 "AI가 생산하는 모든 결과값들을 그저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문제를 찾아내고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비판적인 사고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인간이 느끼는 감정과 감각에 더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
  • ▲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2024 톱 50. ©인터브랜드
    ▲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2024 톱 50. ©인터브랜드
    한편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2024년 국내 브랜드의 총가치가 지난해 최초로 2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4년 인터브랜드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Top 50의 가치 총액은 전년 대비 6.6%가 상승한 214조1946억원을 기록했다. 1위는 삼성전자가 차지했으며 이어 현대자동차, 기아, 네이버, LG전자, SK텔레콤, 삼성생명보험,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카카오 순으로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