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핵심광물 확보 '게걸음'… 전 세계 1% 이하

한국 기업이 확보한 글로벌 핵심광물 광산과 생산량이 경쟁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특정국에 의존하는 광물이 많아 향후 공급망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이 28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2년 기준 한국 기업이 보유한 핵심광물 광산 수는 36개에 그쳤다.

이는 중국(1992개)과 미국(1976개) 뿐 아니라 자원 부존량이 부족한 일본(134개)에 비해서도 크게 적은 수준이다.

여기서 말하는 핵심광물이란 4차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동, 아연, 연(납), 철광석, 니켈, 리튬, 코발트 등 7개 광물을 말한다.

한국 기업의 귀속 생산량 비중은 핵심광물 7종 모두 전 세계 총합의 1% 이하에 불과했다. 반면 일본 기업은 동(4.1%), 아연(3.0%), 연(2.8%), 철광석(3.0%), 니켈(1.7%), 코발트(2.0%) 등 모두 한국 기업보다 높았다.

국가별 세계 생산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4차산업 핵심광물인 니켈, 리튬, 코발트의 세계 생산량은 특정국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전 세계 생산량 대비 니켈은 인도네시아가 53.1%, 리튬은 호주가 46.9%, 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이 68.6%의 비중으로 세계 생산량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4차산업 핵심광물 수입 역시 특정국에 편중된 현상이 나타났다. 이차전지에 활용되는 황산니켈은 핀란드로부터 68.2%를 수입하고, 산화리튬과 수산화리튬은 중국에게 87.9%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화코발트와 수산화코발트도 중국 수입 비중이 72.8%에 달했다.

한경협은 핵심광물이 경제안보와 결부돼 있는 만큼 국가전략적 관점에서 해외 광산 지분을 늘리고, 민관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동안 한국 기업은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해외 자원개발에 진출했지만 앞으로는 지분 보유를 통한 안정적이 지속가능한 광물확보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예컨대 일본은 정부가 공공 자원개발전문 독립행정법인(JOGMEC)을 설립해 기업의 자원탐사 프로그램 단계부터 적극적인 투자와 채무보증을 실시하는 등 민관이 협력하여 광물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기업이 핵심광물을 확보하려면 실제 생산이 시작되기 전 단계부터 막대한 초기 투자가 필요한게 현실"이라며 "민간의 해외 자원개발 투자에 대한 정책 금융을 강화하고 국제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할 민관 컨소시엄을 조성해 컨트롤타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