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 AI 활용해 외부 에이전시 비용 25% 아꼈다클라르나 "AI, 더 효율적이고 더 빠르게 대응… 더 나은 고객 경험 제공 가능해져"기업, 업무에 AI에 활용하며 에이전시 의존도 점차 낮춰… '저비용·고효율' 담보
  • ▲ 클라르나 로고. ©Klarna
    ▲ 클라르나 로고. ©Klarna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빠르게 현실화 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광고·마케팅 부문에 AI를 속속 도입하면서 막대한 비용 절감 효과를 보자, 전통적인 광고대행사와 마케팅 에이전시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선구매 후결제(Buy Now Pay Later, BNPL) 기반의 스웨덴 핀테크 기업인 클라르나(Klarna)는 판매 및 마케팅 부문에 AI를 활용함으로써 에이전시 비용을 25% 절감했다고 밝혔다. 클라르나 측은 AI 활용 전략을 통해 연간 약 1000만 달러(한화 약 136억원)을 절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데이비드 샌드스트롬(David Sandström) 클라르나 최고 마케팅 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CMO)는 "AI는 우리가 더 효율적이고 더 빠르게 고객의 관심사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로 인해 훨씬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는 더 많은 마케팅을 진행하면서도 매년 수천만 달러를 절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AI(OpenAI)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클라르나는 현재 번역과 제작, CRM(고객관계관리), 사회 사업 등의 업무에 에이전시 대신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외부 에이전시 비용을 25% 줄였다.

    샌드스트롬 CMO는 "(AI 활용은)밸런타인 데이와 어머니의 날과 같은 대형 쇼핑 이벤트 행사시, 비용면에서 특히 효율적이었다"며 "우리는 맞춤형 이미지를 (대행사에 맡겨) 제작하는 대신 AI를 사용해 이미지를 제작한다. 올해 1분기에만 (AI를 활용해) 1000개 이상의 이미지를 생성했다"고 강조했다. 

    클라르나는 광고·마케팅 문구(copy)를 작성할 때도 AI를 사용하고 있다. '카피 어시스턴트(Copy Assistant)'로 불리는 새로운 AI 기반 도구가 카피라이팅의 80%를 담당하고 있다. 올 초 클라나는 전 직원의 90%가 매일 AI를 사용한다고 발표했다. 
  • ▲ ©AI 생성 이미지
    ▲ ©AI 생성 이미지
    불과 3년 전만 해도 클라르나는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미리마르(Mirimar)와 협력해 배우 마야 루돌프(Maya Rudolph)가 출연하는 슈퍼볼(Super Bowl) 광고를 미국 시장에서 대대적으로 펼쳤다. 뿐만 아니라 스웨덴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인 노드 DDB(Nord DDB), 캐비어(Caviar)와 함께 가수 에이셉 라키(A$ap Rocky)가 출연하는 캠페인을 선보였고, 패리스 힐튼(Paris Hilton)이 운영하는 미디어 에이전시 11:11 미디어(11:11 Media)와도 패리스 힐튼이 직접 출연하는 캠페인을 론칭하는 등 광고대행사와 적극 협력해왔다.

    최근 들어 마케팅 전략을 AI로 전환한 것에 대해 클라르나 측은 "우리는 크리에이티브, 미디어, 프로덕션 대행사들과 계속해서 협력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외부 에이전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을 포함한 '막대한 효율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같은 접근 방식은 우리가 더 많은 캠페인을 운영하고 혁신을 장려하며 민첩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해준다"고 전했다.

    클라르나는 여러 차례의 정리 해고를 겪으면서 AI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세바스찬 시미아트코브스키 클라르나 CEO(최고경영자)는 "AI는 700명의 직원이 하는 일을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용 절감 등을 통한 운영 효율화로, 클라르나는 2023년 1분기에 4년만의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클라르나처럼 업무에 AI를 활용하는 기업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업무동향지표 2024'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근로자 4명 중 3명은 직장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조직 리더의 79%는 AI 도입이 기업의 경쟁력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답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는 AI가 직장에서 현실화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조직이 AI를 활용해 성장을 가속화하고 비용을 관리하며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빠르게 진화하는 AI 기술이 인간 고유의 영역까지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게 되고 저비용·고효율까지 담보하게 되면서, 갈수록 기업의 의존도가 낮아지는 에이전시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