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2만 팔로워 보유한 인플루언서, 샤넬 매장서 직접 겪은 차별 대우 영상으로 올려 화제전문가들 "브랜드, 인플루언서와 크리에이터 콘텐츠에 대한 대응책 마련해야"소셜미디어 사용자 5명 중 1명, 스스로를 콘텐츠 제작자라 생각… "온·오프 모두 훌륭한 고객경험 제공해야"
  • ▲ ©Bethenny Frankel 인스타그램
    ▲ ©Bethenny Frankel 인스타그램
    영화 '프리티 우먼(Pretty Woman)'에서 고급 명품 매장을 찾은 주인공 줄리아 로버츠는 초라한 옷차림 때문에 직원에게 무시당한 뒤, 이후 고급스럽게 옷을 차려입고 해당 매장을 다시 방문한다. 보란 듯 고가의 쇼핑을 즐긴 줄리아 로버츠는 며칠 전 자신을 무시했던 직원에게 "당신, 큰 실수한 거야!"라고 말하며 부당한 차별 대우를 지적한다. 바로 이 장면이 최근 샤넬(Chanel) 매장에서 실제로 재현되면서 소셜미디어 상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에서만 342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이자 영화배우인 베서니 프랭클린(Bethenny Frankel)은 지난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샤넬 매장에서 겪은 차별 대우에 관한 영상 콘텐츠를 게재했다.

    프랭클린은 영상에서 "부유해보이거나 멋지게 차려입지 않은 채, 땀에 젖은 티셔츠를 입고 시카고 샤넬 매장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예약하셨나요?'라는 직원의 물음과 함께 입장을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샤넬 매장에서의 경험에 대해 "무례한 것은 물론, 엘리트주의적이고 배타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영상에는 약 20만 개의 '좋아요'와 2만 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영상을 게재한 다음 날, 흥미로운 새로운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속 프랭클린은 "어제와는 매우 다른 옷차림으로 다시 샤넬 매장에 간다"며 진주 머리띠와 하이힐, 고급스럽고 비싸 보이는 트위드 재킷과 스커트에 샤넬 가방을 들고 다시 시카고 샤넬 매장을 찾았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그는 예약을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너무 쉽게 샤넬 매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샤넬 매장이 옷차림으로 손님을 차별한다는 것을 극적으로 보여준 것. 이 영상 또한 14만7000여 개의 '좋아요'와 1만 개의 댓글을 받았다.
  • 이후 프랭클린은 영화 '프리티 우먼'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명품 매장 직원으로부터 차별받은 뒤 통쾌하게 복수하는 장면을 패러디한 영상을 올리는 등 샤넬에서의 불쾌한 경험을 저격하는 콘텐츠를 계속해서 올리며 팔로워들과 '차별'에 관한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팔로워들은 "샤넬은 (이 부당한 대우를)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유색인종들은 항상 겪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당 이슈가 논란이 됐음에도 샤넬 측은 어떠한 공식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프랭클린의 '샤넬 저격' 콘텐츠들이 샤넬의 매출에 당장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지만, 상당한 영향력을 갖춘 인플루언서와 크리에이터들이 브랜드와 관련한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했을 때 브랜드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계획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링크드인(LinkedIn) 인플루언서 마케팅 에이전시 'Creator Authority'의 브렌던 가한(Brendan Gahan) 공동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인플루언서나 크리에이터들이 브랜드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이에 대한 대응책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베서니 프랭클린과 같은) 이러한 사태는 앞으로 더욱 일상화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플루언서 마케팅 에이전시인 스웨이 그룹(Sway Group)의 다니엘 윌리(Danielle Wiley) 창립자 겸 CEO는 "프랭클린이 (영상에서) 강조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특정 고객만을 우대하는) 샤넬의 배타적인 전략이 오히려 (샤넬과 같은 명품) 브랜드에는 득이 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장기적으로 브랜드에 가해지는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위해서는 인플루언서 대응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셜미디어는 절대 잠들지 않는 공간이다. 브랜드는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크리에이터들을 다룰 수 있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지금 이 시대엔, 모든 사람이 크리에이터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 샤넬 스토어. ©Shutterstock
    ▲ 샤넬 스토어. ©Shutterstock
    글로벌 시장 트렌드 리서치 기업 민텔(Mintel)에 따르면 2023년을 기준으로 소셜미디어 사용자의 5명 중 1명은 자신을 '콘텐츠 제작자'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때문에 브랜드는 불만을 가진 고객 한 명이 언제든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됐고, 훌륭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똑같이 중요해진 시대가 된 것이다.

    가한 CEO는 "브랜드가 아무리 훌륭한 소셜 전략을 갖고 있더라도, 현실 세계에서 이를 실현하지 못하면 브랜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윌리 CEO는 "이상적으로는 모든 고객을 수백만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처럼 대해야 하겠지만, 경험상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면서 "요즘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모든 직원들이 고객과 그렇게 상호작용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 또한 비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플루언서가 특정 장소를 방문하는 캠페인을 진행할 때, 직원들이 인플루언서를 적절하게 응대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이는 인플루언서의 방문이 사전에 약속된 유료 캠페인에만 해당된다는 한계가 있다.

    마지막으로 윌리 CEO는 "이번 프랭클린 사례는 일반 대중과 상호작용하는 모든 브랜드가 온라인에서 비난 받을 위험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다"며 "브랜드의 정책과 직원들의 응대가 잠재적으로 일반 대중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면, 그 내용이 만천하에 공개됐을 때 브랜드가 대중에게 어떻게 인식될지를 고려해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제품에 대한 고객의 악평을 재빠르게 마케팅으로 활용해 호평받은 노스페이스(Northface)의 사례("방수 재킷인데 쫄딱 젖었어요!"… 노스페이스, 고객의 악평을 성공 마케팅으로 뒤집다 - 기사 클릭)와, 차량 화재 속에서도 강력한 제품력을 보여준 스탠리(Stanley) 텀블러 사례("차량 화재에도 텀블러 속 얼음은 그대로"… 소셜 마케팅 역사에 길이 남을 '스탠리' - 기사 클릭)는 인플루언서와 크리에이터에 대응하는 브랜드의 모범적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