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개인사업자대출 확대… 이자부담에 연체율 상승이자도 못 받는 1분기 깡통대출, 전년比 59% 뛰어건전성 관리 사활… 개인‧업종별 신용평가 고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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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용 금융 확대’를 앞세운 인터넷전문은행이 건전성 관리에 애를 쓰고 있다. 

    올해 들어 대출 공급 목표가 일원화되고 개인사업자와 서민금융 대출도 목표 산정에 포함된 상황에서 고금리에 이자부담으로 빚을 못 갚은 자영업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인터넷은행들은 개인별‧업종별 CSS(신용평가모형) 혁신과 정교화에 공을 들이는 등 건전성 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는 올해 1분기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치인 30%를 모두 넘겼다. 

    이번 목표 달성은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 건전성을 고려해 올해부터 목표치를 30%로 하향하고, 비중 산정 방식도 변경한 영향이 크다.

    구체적으로 중·저신용자 대출액 산정 방식은 기존의 말기 잔액(말잔)에서 평균 잔액(평잔)으로 바꿨다. 개인사업자 신용대출과 서민금융대출 중 보증 한도 초과 대출 잔액도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산정에 포함시켰다. 

    지난해 연말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치는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였다. 그러나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에 의한 일률적인 포트폴리오 규제로 인터넷은행 ‘금융혁신’에 족쇄가 채워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인터넷은행들은 올해 들어 중‧신용자 대출 비중은 지켰지만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경기침체 속 소상공인‧개인사업자대출을 확대하면서 건전성 관리는 악화일로다. 

    은행연합회 은행경영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터넷은행 3사가 보유한 3개월 이상 연체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규모는 4784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3339억원) 에 비해 43.25%(1445억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 비중도 0.20%포인트 높아져 0.68%로 집계됐다. 이는 5대 시중은행의 평균 고정이하여신 비율(0.28%) 보다 훨씬 높다. 

    원금뿐만 아니라 이자도 받지 못하는 '깡통대출' 역시 증가세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올해 1분기말 기준 '무수익여신' 잔액은 393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483억원)와 비교해 58.5%나 뛰었다. 

    인터넷은행 3사의 평균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 역시 1분기 0.92%로 시중은행(0.31%) 보다 3배 정도 높았다.

    연체율 상승세에 인터넷은행들의 대손충당금 규모다 커지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대손충당금 잔액은 424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933억원) 대비 1309억원 불어났고, 케이뱅크의 대손충당금 잔액은 3050억원으로 같은 기간 949억원 늘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경기악화와 고금리‧고물가 부담에 개인사업자와 소상공인, 가계대출 연체율이 일제히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건전성 관리를 위해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은 줄이는 반면 개인사업자 대출은 여전히 확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개인 신용대출만 중저신용자 대출로 취급됐지만 금융당국이 앞으로는 소호(SOHO) 신용 평점 4등급 이하 개인사업자의 신용대출과 서민금융대출 중 보증 한도를 초과한 대출 잔액도 중저신용자 대출로 인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들은 CSS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며 건전성 관리에 힘쓰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선제적인 CSS 개발을 통해 2022년 업계 최초로 자체 대안신용평가모형인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개발했다. 이 모형은 카카오 공동체는 물론 롯데멤버스, 교보문고 등으로부터 확보한 가명 결합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2022년 말부터는 소상공인 업종(음식점, 서비스, 특수형태 근로자 등) 특화 신용평가 모형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올해는 이커머스 사업자를 위한 특화 모형을 추가 개발한다. 

    개인사업자대출을 위한 CSS를 개발중인 케이뱅크는 외부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네이버페이의 대안신용평가모형인 '네이버페이 스코어'를 도입했다. 이는 네이버페이의 비금융데이터와 NICE평가정보의 신용정보를 결합한 것으로 약 7300만건에 달하는 가명결합데이터를 활용해 개발됐다.

    케이뱅크는 올 3분기 통신데이터 기반 대안평가모형 '텔코CB'도 도입할 방침이다. 이밖에 개인 고객행동정보 기반 신용평가모형 개발에도 착수한다. 

    토스뱅크는 간편 송금 시절부터 쌓아온 자체 데이터에 기존 은행·카드사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도화된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