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매출 46% 기업 대상 '특직판'LG전자, 2030년 B2B 매출 40兆로 확대경기 영향 덜 받아… 안정적 수익원
  • ▲ 삼성전자 초대형 LED 사이니지가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벽에 설치된 예상 모습.ⓒ삼성전자
    ▲ 삼성전자 초대형 LED 사이니지가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벽에 설치된 예상 모습.ⓒ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경기 침체에 둔감한 B2B 사업 특성으로 위축된 가전 수요를 타개하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벽에 설치되는 초대형 LED 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 수주를 따냈다. 무려 농구장 3개 크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삼성전자의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문 내 B2B 매출 기여도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이니지 공급의 경우 기업 간 개별 협상으로 진행되는 만큼 정확한 가격은 알기 어렵지만 옵션에 따라 1억원에서 4억~5억원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들어 삼성전자는 사업부문별로 B2B 영역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영상디스플레이, 생활가전 등 상당수 사업부문에서 적잖은 B2B 매출을 내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매출액의 46%가 특직판에서 발생했다. 특직판은 삼성전자와 일반 기업체가 맺은 개별 계약에 따라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B2B 거래를 의미한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북미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인포콤 2024’에서도 자사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의 기업용 버전 ‘스마트싱스 프로’와 초저전력 사이니지 ‘삼성 컬러 이페이퍼’ 등 기업용 솔루션을 대거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인공지능(AI) 기능을 적용한 가전제품을 주상복합 아파트에 대량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B2B 시장에서의 AI가전으로는 첫 수주다.

    LG전자도 일찌감치 사업부문별 B2B 영역 강화에 나선 상태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B2B 매출을 40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체적 목표도 내놨다. LG전자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B2B 사업 매출은 20조원을 넘어섰다. 별도 기준 LG전자 전체 매출의 30%대 중반을 넘긴 수준이다.

    LG전자는 지난달 환경부, 스타벅스코리아 등과 함께 ‘다회용컵 사용 문화 확산을 위한 협약식’을 맺고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 텀블러 세척기 ‘마이컵’을 납품키로 했다. LG전자는 올해 안에 마이컵 B2B 구독서비스도 정식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인포콤 2024’에서는 AI을 적용한 B2B 디스플레이 솔루션 플랫폼 ‘LG 비즈니스 클라우드’의 다양한 소프트웨어 솔루션과 ‘LG 전자칠판’ 등 제품도 소개했다. LG 전자칠판은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인도 오디샤주 공립 고등학교에 1만대 가량 공급되기도 했다. 

    양사는 B2B 사업 확대의 일환으로 냉난방공조사업(HVAC)에도 강드라이브를 걸고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냉난방공조 기업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 올 하반기 출범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LG전자는 냉난방공조 솔루션을 설치·관리하는 현지 인력을 육성하고 글로벌 B2B 사업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현재 운영 중인 ‘글로벌 HVAC 아카데미’를 지속 확대, 전문 엔지니어를 육성하고 글로벌 B2B 사업 강화를 위한 전방위 거점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앞다퉈 B2B 사업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얼어붙은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가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종료로 판매 단가가 높고 교체 주기가 긴 대형 가전 중심으로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최근 대형 가전 판매가 소폭 반등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내려면 매출원 다변화가 필수적이다. 또한 기업 간 거래를 확대함에 따라 상대 기업의 소비자도 공략할 수 있는 기업 대 기업 대 소비자(B2B2C) 역량도 강화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별 경기둔화로 가전 수요 회복이 지연되면서 성장세가 탄탄한 B2B 사업을 강화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