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보수' 내세운 4월 대비 점유율 하락장기투자 제외 투자자 가져가는 실익 미미 지적'수수료 전쟁' 중소운용사까지 번질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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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1위인 삼성자산운용이 '최저 보수' 전략에도 쉽사리 점유율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한때 삼성자산운용은70% 이상의 점유율을 올리며 ETF 시장 독주체제를 구축했지만 후발주자들의 가파른 성장세에 '왕좌 타이틀'이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AUM)은 57조6880억 원으로 시장 점유율은 38.75%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최저 ETF 보수' 타이틀을 내세운 4월과 비교해서는 오히려 1% 이상 떨어진 수치다.

    앞서 삼성자산운용은 치열해지는 ETF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수료 인하 전략을 내세웠다. 삼성자산운용이 운용보수를 내린 상품은 미국 대표지수인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를 추종하는 해외주식형 ETF 4종이다. 해당상품들은 기존 0.05%에서 업계 최저 수준인 0.0099%로 인하해 1억 원을 투자하면 연간 수수료가 9900원에 불과하도록 설정했다.

    당시 삼성자산운용 측은 "보수 인하로 투자자가 유입되면 전체 시장의 규모가 커질 수 있고, 향후 자산을 리밸런싱 하는 과정에서 다른 ETF로 투자가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지수를 추종하는 TR 상품은 경우 삼성자산운용만 출시했고, 환헤지형 ETF는 개인투자자보다는 기관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행보는 대형사를 필두로 유용보수 인하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며 되레 '악수'(惡手)로 통했다. 실제 삼성자산운용의 수수료 인하 이후 미래에셋운용·신한자산운용도 곧장 인하 경쟁에 맞불을 놨다. 중소형사인 한화자산운용과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역시 지난달 각각 주력 ETF상품의 운용보수를 내린바 있다.

    시장 2위인 미래에셋운용의 경우 지난달 10일부터 양도성예금증서(CD) 1년물 금리를 추종하는 'TIGER 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합성) ETF'의 총보수를 연 0.05%에서 0.0098%로 인하했다. 해당 ETF는 삼성보다 총보수를 0.0001%포인트 낮추면서 '국내 ETF 최저 보수' 타이틀을 다시 뺏어갔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은 54조4270억 원으로 36.49%의 점유율을 올리고 있다. 불과 3년전만해도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했던 삼성운용과의 격차는 2.26%포인트까지 좁혀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보수 인하경쟁은 단기적으로 마케팅 효과를 얻기엔 좋을 수 있지만 장기투자 상품이 아닐 경우 투자자가 가져가는 실익은 미미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형사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자칫 업계 전반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톱2'인 삼성과 미래에셋을 비롯해 중위권 운용사 간 순위변동은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ETF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 총액은 148조8780억 원으로 150조 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해 말 121조 원대 규모에서 반년만에 22% 이상 성장했다. 

    그만큼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더욱이 올해만 벌써 60개가 넘는 ETF 상품이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운용사 간 경쟁을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 규모는 200조 이상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각 사별로 다양한 상품이나 시장 상황에 맞는 연계 상품에 집중하고 있다"며 "운용사마다 인력 충원에도 신경을 쓰고 있고 보수율을 낮추는 등 시장 점유율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