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후 6개월… 턴어라운드 독려유상증자·자산매각…재무 건전성 회복IT OLED 매출 확대… 中 광저우 공장 매각도 순조
  • ▲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LG디스플레이
    ▲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LG디스플레이
    6개월 차에 접어든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취임후 유상증자와 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고 IT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매출 확대를 이끌어내는 등 구원투수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은 곧 취임 100일을 맞는다. 그는 지난해 11월 23일 LG디스플레이 2024년 임원인사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해 12월 1일부터 업무를 시작했고,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16년 말 승진과 동시에 LG화학으로 둥지를 옮긴 지 7년 만의 친정 복귀였다. 그는 공식업무를 시작하면서 전 임직원에게 메시지를 보내 “회사가 수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막중한 소임을 맡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실적 턴어라운드(회복)가 무엇보다 급선무”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정 사장은 지난 40여 년 간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LG의 부품·소재 부문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특히 2004년부터 2016년까지 LG디스플레이에서만 약 13년을 근무했다. 업계에서는 그를 B2B(기업간거래) 사업과 IT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정 사장은 LG그룹내 손꼽히는 ‘애플통’으로 불린다. 직전 대표를 맡았던 LG이노텍에서 애플을 상대로 성공적인 사업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그는 취임 직후 생산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체질 개선 신호탄을 쌓아올렸다. 이후 3월에는 유상증자로 약 1조2924억원을 마련했고, 4월에는 그룹 계열사인 LG유플러스에 경기도 파주시 덕은리 일대 부동산을 1053억원에 매각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 사장의 진두지휘에 힘입어 LG디스플레이의 재무구조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작년 말 307.7%였던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278.5%로 소폭 개선됐다. 전 분기 대비 29%포인트(p) 줄어든 수치다. 순차입금 비율도 145%를 달성, 3분기 만에 150% 이하로 복귀했다.

    올해 1분기 46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이는 전년 동기 영업손실액 1조984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줄인 수치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감소 폭이다.

    시장에서는 정철동 사장이 LG디스플레이 올해 흑자전환의 기틀을 다져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연간 적자 규모가 4608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원 이상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내년에는 310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개선 배경에는 OLED 사업 호조가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6프로 및 프로맥스 패널 양산 승인을 받는 등 애플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이 지난달 출시한 아이패드 프로 11인치와 13인치에도 OLED 패널을 공급한 바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기관 DSCC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태블릿용 OLED 패널 출하량이 131% 증가한 172만 대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애플의 태블릿용 OLED 패널 조달 물량의 47%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아이패드 프로향 OLED 출하량 점유율은 LG디스플레이가 65%로 가장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LG디스플레이의 매출 확대가 기대되는 이유다. 올림픽 특수를 맞아 초대형 OLED TV 판매 반등을 점치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이 성사되는 경우 추가적인 재무 개선도 기대된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공장 매각 관련 심사 절차를 밟기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 광저우 공장에 적용된 LCD 기술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있어 공장을 매각하려면 정부 승인이 필요하다. 광저우 공장의 매각협상가는 1조원 중·후반대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진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OLED 중심의 하이엔드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비용 구조 개선, 운영 효율화에 전사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사업 경쟁력과 미래 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