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점유율 中 20.4%→23.9%, 韓 7.2%→7.0%멕시코서도 전기전자 제품 중심 경합반중정서 활용한 고도화 전략 시급
  • ▲ 수출길에 오르는 자동차들ⓒ연합뉴스
    ▲ 수출길에 오르는 자동차들ⓒ연합뉴스
    중국이 동남아시아(아세안)와 멕시코 투자와 수출을 확대하면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미국와 유럽연합(EU)의 제재를 피해 수출 다각화를 꾀하다보니 우리나라와 수출 경쟁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과 중국의 아세안 100대 수출 품목 중 40개가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 시장에서도 양국의 30대 수출 품목 중 9개가 같았다. 주력 수출 품목이 많이 겹칠수록 해당 수입시장에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은 2018년 미국의 301조 관세부과 이후 우회수출로 확보를 위해 아세안 진출을 확대했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맺은 멕시코도 관세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요충지로 지목됐다. 중국의 해외직접투자(ODI) 중 아세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6.4%에서 2022년 11.4%로 껑충 뛰었다.

    그 결과 아세안 지역의 한‧중 경합 품목 수는 2018년 32개에서 지난해 40개로 크게 늘었다.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등 한국의 주력 수출 분야가 겹치면서 우리 수출길을 잠식하는 모습이다.
  • ▲ 수출길에 오르는 자동차들ⓒ연합뉴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아세안 수입시장 점유율은 2018년 20.4%에서 지난해 23.9%로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점유율은 7.2%에서 7.0%로 뒷걸음쳤다. 8.9%에서 6.9%로 쪼그라든 일본에 비해 타격은 적지만, 중국의 아세안 투자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방심해선 안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멕시코 시장에서도 한‧중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양국이 경합하는 주요 수출 품목 수는 2020년 7개에서 2023년 9개로 늘었고 수출경합도도 동기간 0.315에서 0.352로 증가했다. 철강‧금속, 자동차,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무선통신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가 주를 이뤘다.

    잠식해오는 중국의 수출 점유율에 맞서기 위해서는 투자와 수출을 연계하는 수출고도화 전략이 시급하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산업단지 조성, 자원개발, 인프라 사업 참여 등을 통해 수출 연계성을 높이는 중국의 전략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장삭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최근 아세안 국가들에서 반중정서가 높아지고 있는데 한국은 이를 반면교사 삼을 필요가 있다"며 "K-컬쳐를 활용해 문화 교류를 늘리고 재생에너지‧스마트시티, 의료‧농업 분야의 협력 증진과 교역 연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미국에서 중국의 우회수출 제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아세안‧멕시코 진출 한국 기업은 원산지 관리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