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A→A+' 상향 전망"수익 다변화, 현금창출 개선, 재무구조 양호" HD현대사이트솔루션, HD현대로보틱스ㅍIPO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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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현대가 순수지주회사로의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안착시키면서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상향 조정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신용등급 상향이 현실화할 시 자금조달 시장에서의 이자 부담도 한층 완화할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HD현대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실질적인 현금창출력 개선과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이 등급 전망 상향의 근거로 제시됐다.

    HD현대는 그룹이 2018년 순환출자를 모두 해소하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선 순수지주회사다. HD한국조선해양(조선), HD현대사이트솔루션(건설기계), HD현대오일뱅크(에너지) 등 중간지주를 두고 각각의 사업회사를 관리하고 있다.

    HD현대의 개별기준 매출액은 2020년 3759억원에서 2021년 2538억원으로 줄었다가 2022년 3472억원, 2023년 5831억원 등 2년 연속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배당금수익이 4763억원으로 전년보다 42.9% 늘었고 상표권료(336억원)와 임대료(652억원)도 각각 446.3%, 1615.8% 급증했다.

    수익 대부분을 책임져온 배당금에 지난해부터 상표권료와 임대료가 추가되며 매출이 대폭 확대됐다. 상표권수익은 2022년 말 그룹명을 ‘HD현대’로 바꾸면서, 임대료수익은 2023년 초 그룹사의 판교 글로벌 R&D센터(GRC) 입주가 마무리되며 본격적으로 발생했다.

    한기평은 HD현대의 자체 수익 기반이 배당금에서 ‘배당금·상표권료·임대료’로 다변화한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향후에도 매년 400억원 안팎의 상표권수익과 650억원 이상의 임대료수익이 예상돼 실질적인 현금창출력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유준기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임대료수익 및 상표권수익의 절대 규모는 관련 비용(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 991억원)을 감안하면 이익 기여도가 높지 않다”면서도 “수익 기반 다변화는 실질적인 현금창출력 개선에 기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실제 HD현대의 ‘순차입금/실질현금창출력’은 2021년 8.58배, 2022년 7.89배 등에서 지난해 4.94배로 낮아지며 재무 부담이 완화됐다. ‘순차입금/실질현금창출력’은 기업이 창출하는 현금을 기준으로 채무부담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부담이 크다고 판단한다.

    HD현대가 지난 5월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HD현대마린솔루션과 향후 IPO 가능성이 있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 HD현대로보틱스 등 주요 자회사를 활용해 재무 융통성을 확대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이룰 수 있다는 점도 시장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신용등급 상향이 이뤄질 시 금융부담도 한층 완화할 전망이다. 회사는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회사채 발행이나 은행 대출에서 자금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원활한 자금 융통을 통해 경영 안정성은 강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HD현대는 3월 말 기준 963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올 하반기 금리 3.63%의 1700억원, 2025년 4%대의 2660억원 규모 회사채가 만기 도래 예정으로, 차환에 앞서 신용등급이 상향된다면 금리를 낮추는 데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앞서 지난해 말 한국신용평가는 HD현대의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의 신용등급이 상향되는 등 그룹 조선 부문 신용도가 개선된 점이 반영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아직 HD현대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A(안정적)’으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