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밸런싱 핵심 'AI와 반도체''반도체위원회' 신설… 곽노정 위원장 맡아103조 미래투자, 하이닉스가 중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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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나선 가운데 AI(인공지능)과 반도체 분야에 투자 역량을 집중키로 하면서 SK하이닉스와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사장) 역할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 내부에선 CEO 중심 조직을 강화해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신설된 '반도체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곽 CEO를 보필한다.1일 반도체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반도체 위원회'를 출범했다. 위원장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맡는다. SK그룹은 이 같은 방안을 지난달 28~29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결정해 이날자로 실행에 나섰다.SK그룹은 앞서 7개의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번에 신설한 반도체 위원회처럼 특정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협의체는 첫 선을 보여 주목받는다. 기존 위원회가 전략·글로벌, 환경사업, ICT, 인재육성, 커뮤니케이션, SV, 거버넌스 등으로 그룹사 전체의 공통 경영철학 논의에 집중했다면 반도체 위원회는 SK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반도체 사업을 중심 축으로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해석이 나온다.반도체 위원회는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SK스퀘어, SKC,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등이 참여해 반도체 하드웨어 생태계를 함께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제조 외에도 웨이퍼, 특수가스, 소재 등의 산업을 동시에 육성해 안정적으로 반도체 사업을 키워가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력을 키운 곽노정 사장이 반도체 위원장으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곽 CEO는 1994년 SK하이닉스 전신인 현대전자로 입사해 지난 2022년 CEO에 오른 정통 반도체 전문가다. CEO에 오르기 전엔 제조·기술 부문, 안전개발 제조총괄 등 반도체 제조와 기술 관련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곽 CEO는 취임과 동시에 불어닥친 메모리 반도체 시장 다운턴(하강 국면)을 잘 극복하는 동시에 AI 반도체 시대를 선행하는 HBM 연구·개발(R&D)을 이어오며 오늘날 HBM 1등 지위를 만든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이번에 그룹 전체에서 반도체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중요한 의사결정권자로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SK하이닉스 내부적으로도 반도체 위원회 신설에 대비해 CEO 직속 조직을 확대하고 사업부문별로 사장 3인을 두고 운영하던 체제에 1명을 더해 4인 사장 체제를 구축했다.SK하이닉스는 지난달 수시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CEO 직속 조직인 '코퍼레이트 센터'를 신설하고 송현종 사장을 담당으로 임명했다. 코퍼레이트 센터는 과거 하이닉스 반도체가 SK그룹에 편입되면서 SK DNA를 이식하기 위해 설치됐던 조직으로 이번에 10여년 만에 부활했다.여기를 맡는 송 사장은 SK에서 반도체 사업 관련 의사결정 지원 업무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할 당시 인수팀에서 활약했던 경험을 기반으로 SK하이닉스 내부에서 곽 CEO가 반도체 위원회 활동을 하는데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이에 앞서서도 SK하이닉스는 CEO 직속 조직을 신설하거나 기존 조직을 이관해 합치는 형태로 곽 CEO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는데 속도를 내고 다. 지난해 연말 인사로 기반기술센터 같은 CEO 직속 조직을 신설해 사업부문별로 흩어져있던 제조공정 R&D 기능을 직접 관리하기 시작했고 HBM 전담 계측(MI) 조직도 이 센터 산하로 이전 통합할 예정이다. MI는 HBM 경쟁력인 수율을 확보하는데 핵심으로 꼽히는 공정인데 이를 CEO 산하에서 챙긴다는 전략이다.이처럼 SK하이닉스가 CEO 직속 조직을 확대하고 특히 HBM 특별 관리에 나선 것이 결국은 SK그룹 차원으로 HBM에 대폭적인 투자를 이어가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판명됐다. SK그룹은 이번에 추진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오는 2026년까지 80조 원 재원을 확보해 AI, 반도체 분야에 투자하고 SK하이닉스도 오는 2028년까지 향후 5년 동안 총 103조 원을 토입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에 올인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