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억 투입… 2대 주주로"책임경영 실천·주주가치 제고" ㈜한화, 자사주 장외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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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가 그룹 지주사 ㈜한화 주식 1800억원어치를 사들인다. 회사는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중심으로 한 삼형제의 승계 작업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한화 보통주 600만주(지분율 약 8%)를 기존 주주들로부터 공개매수하기로 결정했다. ㈜한화 지분 9.7%를 보유한 대주주로서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다.

    이번 지분 취득은 한화에너지 경영진과 사외이사가 포함된 이사회가 결정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확대를 통해 한화그룹 전반의 지배구조 안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대주주로서의 책임경영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양사 간 사업적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한화에너지는 주주가치 제고 취지에 부합하도록 시가에 적정 프리미엄을 가산해 모든 주주들을 대상으로 공개매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공개매수 기간은 이달 5일부터 24일까지이며, 매수 가격은 최근 1개월 평균 대비 12.9%, 전일 종가 대비 7.7% 할증한 3만원으로 결정했다.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기존 9.70%에서 17.1%로 높아져 김 회장에 이어 2대 주주의 위치에까지 오르게 된다. 

    이번 공개매수를 두고 한화그룹 오너일가의 승계작업과 관계가 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이 부회장이 지분 50%,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각각 25%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 대한 한화에너지의 지배력이 높아질수록 김동관 부회장의 ㈜한화와 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높아지는 구조다.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에 대한 삼형제 지배력을 꾸준히 늘려왔다. 한화에너지는 2017년 한화S&C가 물적 분할해 탄생한 모회사 에이치솔루션을 2021년 흡수합병해 만들어졌다. 앞서 지난 2021년에도 다섯 차례에 걸쳐 한화 보통주 85만6699주를 매입해 한화 지분율을 7.33%로 높인 바 있다.

    한편, ㈜한화 또한 이날 이사회를 열어 구형 우선주 주주들로부터 장외 매수 방식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하기로 했다. 

    ㈜한화는 시세조종 등 주가 급등락에 따른 소액주주의 피해를 방지하고, 최근 강화된 거래소의 우선주 퇴출 기준 강화에 따라 우선주 주주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관리종목지정 또는 강제상장폐지)를 선제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 

    우선주 매입 후 상장폐지를 통해 잠재적 위험을 사전 방지하고, 배당 여력을 늘려 기업과 주주가치 제고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매수 가격은 과거 3개월 가중산술평균주가 3만2534원 보다 24.5% 할증한 4만500원이다. 매수 가격은 주주에 대한 가치환원 관점에서 현재 시세와 주가 추이를 고려해 외부 전문가의 객관적 검토를 통해 산정했다. ㈜한화는 오는 8월 16일부터 9월 5일까지 구형 우선주주들로부터 양도신청을 받아 우선주 전부를 매수할 계획이다. 

    장외 매수가 종료되면 해당 우선주는 소각 후 상장폐지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