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크쉑의 AI 캠페인 성공 사례로 본 광고·마케팅 업계의 AI 활용법美 최대 커뮤니티 레딧 내 사용자 대화 분석해 전략적 타깃 광고 집행… 평균 31% 초과 성과 달성"대규모 언어 모델, 키워드 매칭에서 개념적·문맥적 의도 이해하는 것으로 빠르게 전환"
  • ▲ ©Shake Shack
    ▲ ©Shake Shack
    광고와 마케팅에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Shake Shack)이 진행한 AI 광고 캠페인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새로운 AI 활용법을 제시했다. 이제 AI를 단순히 기능적 툴로 사용하는 것을 넘어, 고객을 이끌고 매출도 늘릴 수 있는 비즈니스 창출의 핵심 도구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 것으로 기대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쉐이크쉑은 최근 미국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인 레딧(Reddit)에서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을 활용한 광고 캠페인을 펼쳤다.

    쉐이크쉑은 먼저, 풀 서비스 에이전시인 Known(노운)의 생성형 AI 챗봇인 '빅 렛봇스키(The Big Letbotski)'를 활용해 레딧 내에서 치킨 샌드위치와 관련된 대화를 찾기 위해 약 8만개 이상의 활성화 된 서브레딧(subreddit, 레딧 내 주제별 하위 커뮤니티)을 들여다봤다. 챗봇은 '일요일에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점심', '고급스러운 패스트 푸드', '햄버거의 건강한 대체제', '어디에서 좋은 거래를 할 수 있을까?', '항생제 없는 치킨', '일요일에도 영업하는 샌드위치 가게'와 같은 문구를 중심으로 서브레딧 내 대화를 집중 분석했다.

    '빅 렛봇스키'는 서브레딧 내 이뤄지는 대화에서 '건강한', '빠른', '고품질의', '맛있는'과 같은 문구를 모두 찾아낸 뒤 문맥과 관련성에 따라 점수를 매긴 뒤, 쉐이크쉑 캠페인의 목표에 가장 부합하는 500개의 문구를 찾아냈다. 이후 최종적으로 캠페인에 가장 적합한 30개의 서브레딧을 선정해 지난 4월 '치킨 쉑 선데이즈(Chicken Shack Sundays)' 프로모션을 홍보하는 전략적 타깃 광고를 집행했다.

    10일 간 진행된 이 캠페인은 1만3000회 이상의 클릭을 기록했다. 이는 레딧 플랫폼의 평균적인 광고 클릭을 31% 초과하는 수치일뿐만 아니라, 이 캠페인은 고객들을 쉐이크쉑 매장으로 이끌고 매출도 상승시켰다.

    마이크 맥개리(Mike McGarry) 쉐이크쉑 브랜드 마케팅 부사장은 "전반적으로 일요일 매출이 예상치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쉐이크쉑 측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매출이 얼마나 증가했는지에 대한 세부 정보를 공유하지는 않았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것으로 추측된다. 
  • ▲ AI 생성 이미지. ©스테이블디퓨전XL
    ▲ AI 생성 이미지. ©스테이블디퓨전XL
    이번 쉐이크쉑의 AI 캠페인은 AI를 기능적 도구로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비즈니스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적 동인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많은 주요 기업들이 광고·마케팅에 AI를 활용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은 AI의 새로운 기능과 혁신적인 기술을 구현하고 이를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데 치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반면 쉐이크쉑은 소비자들이 나누는 대화 속 문맥적, 개념적 의도까지 이해하는 AI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하는 핵심 도구로써의 새로운 역할을 보여줬다.

    컨 쉬레슨(Kern Schireson) Known 공동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AI를 기반으로 한) 대형 언어 모델은 기존 키워드 매칭에서 아이디어 속에 숨겨진 개념적이고 문맥적인 의도를 이해하는 것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고 최근의 트렌드에 대해 밝혔다.

    키워드 매칭이란, 검색 엔진이 특정 단어를 찾아내는 방식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치킨 샌드위치'를 검색하면, 검색 엔진은 해당 단어가 정확하게 포함된 문서나 광고를 보여준다. 키워드 매칭은 단어가 정확하게 일치되는 정보만 보여주기 때문에 '건강한 점심', '고급스러운 패스트 푸드'와 같은 내용을 찾고 싶어도 '치킨 샌드위치'라는 정확한 단어가 검색어에 포함되지 않으면 관련 내용을 찾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개념적이고 문맥적인 의도를 이해하는 대형 언어 모델은 단어의 정확한 일치에만 의존하는 것을 넘어, 그 단어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해당 단어가 사용됐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를 내놓는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일요일에 건강한 점심을 먹고 싶어'라고 검색하면, '일요일', '건강한 점심', '먹고 싶어'라는 말을 분석해 관련 식당이나 메뉴를 찾으려는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이와 연관된 '건강한 메뉴', '일요일 점심 메뉴 추천', '맛있는 다이어트 음식' 등 사용자의 의도에 맞는 관련성 높은 결과를 내놓게 된다.

    이처럼 AI가 사용자의 말을 더 넓은 문맥에서 이해하게 되면, 검색 결과나 타깃팅 광고가 더 정확해지고 정밀해지는 것은 물론 AI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력 또한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쉬레슨 CEO는 "우리는 AI를 복잡하게 사용하거나, 화려하게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며 "우리는 전통적인 연령, 성별, 심리적 타깃팅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부분에서 AI를 활용해 캠페인이 성과를 낼 수 있는 세부적 수준에 도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전통적인 마케팅은 나이와 성별, 소득 수준 등의 일반적 기준을 바탕으로 타깃팅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은 다양한 소비자들의 복잡다단한 구매 동기나 소비 여정을 충분하게 설명하지 못할 때가 많다. AI를 활용하면 사용자 개개인의 온라인 행동과 검색 기록, 소셜미디어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 더욱 정교한 타깃팅이 실시간으로 가능해지고, 개인 맞춤형 메시지를 사용자에게 전달할 수 있어 높은 광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Known 측은 이처럼 인간의 손이 닿기 어려운 정교한 타깃팅에 AI를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이제 AI는 광고·마케팅 업계에서 유행하는 새로운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핵심 솔루션으로 더 깊숙이 시장에 침투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