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란 파이커스코리아 대표 "메타버스서 의료 세미나 주도 인재 육성"

메타버스(Metaverse). 초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디지털 가상공간을 말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이동이 제한되고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면서 메타버스 기술이 미래 유망기술로 손꼽히며 크게 주목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되고 AI(인공지능)에 관심이 쏠리면서 국내외 메타버스 사업은 정체기를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메타버스 플랫폼 확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동분서주하고 있는 유경란 파이커스코리아 대표를 서울 서초구에 있는 공유오피스에서 만나봤다.

파이커스코리아는 아일랜드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인게이지(ENGAGE)의 한국 공식 파트너다. 유 대표는 이렇게 확보한 플랫폼 '인게이지XR'의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 의료, 교육, 관광, 문화, 엔터테인먼트 등의 콘텐츠를 넣어 공급하는 것을 사업모델로 삼고 있다.

유 대표는 제약·의료 분야와 관련해서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교육이나 세미나, 박람회 등을 개최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주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경남 간호고등학교에 간호교육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공급했다"면서 "몇몇 상급 종합병원과 대학교에서도 간호사 교육프로그램을 갖춘 메타버스 플랫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약사나 의료기기들은 메타버스에서 신약이나 신제품을 소개할 수 있다고도 했다. 3D 모델링 기술을 활용하면 제약사의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업체의 개별 제품 하나하나 메타버스 플랫폼에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는 2011년 제약업계 최초로 인게이지 플랫폼을 활용해 가상공간에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유 대표는 "특히 제약·의료분야 행사에 의사들을 한 장소에 모으기 쉽지 않은데 메타버스가 그러한 공간의 제약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최대 70명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는 최근 의대정원 확대 추진 과정에서 제기된 의대생을 교육할 수 있는 인프라 부족 문제에 대한 작은 돌파구가 될 가능성도 있다.

유 대표는 뇌과학을 연구자로부터 뇌의 어느 부분이 자폐 증상과 연관되는지 설명하는 데 필요한 뇌를 메타버스로 구현해 달라는 요청받고 제작해 준 적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3D 모델링을 적용해 메타버스 공간에서 뇌를 입체적으로 돌려가며 살펴볼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카데바(연구 목적으로 기증된 해부용 시신)를 구현해 의대생들이 인제의 구조와 기능을 배울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할 수 있다고 했다.

유 대표는 "전문 의료지식을 갖춘 전문가와 작업한다면 6개월~1년 정도면 디테일한 부분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할 뿐만 아니라 구축된 플랫폼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주무부처로 하는 '메타버스 활용 지도자' 및 '메타버스 캐스터' 민간 자격증도 발급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콘텐츠를 잘 전달하는 것은 물론 그러한 플랫폼 공간을 직접 디자인하는 사람을 육성하자는 취지다.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유 대표의 취지에 공감하고 세계적으로 메타버스 캐스터를 육성하자며 협업을 제안하기도 했다.

유 대표는 "글로벌 IT 기업이 메타버스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면 우리는 메타버스를 더 잘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관련 분야 인재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를 통해 세계 청년들이 한국으로 메타버스 활용법을 배우러 오게 되면 K-문화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나"고 말했다.